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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북 리뷰

[북 리뷰] 아비투스

by PARK JAE 2022.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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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도리스 메르틴
출판사 다산초당
출간일 2020/08/03(월)
후기 ★★★☆ (7.0/10.0)

 

목차


Ⅰ. 총평

Ⅱ. 문장 수집

Ⅲ. 키워드 및 코멘트

  1. 심리 자본

  2. 문화 자본

  3. 지식 자본

  4. 경제 자본

  5. 신체 자본

  6. 언어 자본

  7. 사회 자본

 

총평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 즐기는 것을 결정짓는 '아비투스(Habitus)'에 관한 고찰.

 

아비투스란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피에르 부르디외가 처음 사용한 단어로 특정한 환경에 의해 형성된 사고, 인지, 판단, 행동 체계를 가리킨다.
저자는 사람을 상류층, 중산층, 서민으로 구분하여 계층별 특징을 관찰하였다. 그 결과 각 계층은 저마다 다른 가치관, 취향, 행동 양식을 지니고 있었다. 저자는 이 같은 사회적 지위의 결과이자 표현을 아비투스로 보았다. 그리고 아비투스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심리 자본, 문화 자본, 지식 자본, 경제 자본, 신체 자본, 언어 자본, 사회 자본을 꼽았다.

우리네 사회에서 가장 고결하게 여기는 가치 중 하나는 바로 '평등'이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배워왔다. 모든 이는 유일무이한 존재이고 인종, 성별, 종교, 국적, 학벌, 직업, 거주지, 자산 규모에 따라 차별해서도 차별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발칙하게도 모두가 부러워하는 '최상층'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또 더욱 높은 계급을 성취하고 싶다면 자신의 위치,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것을 돌아보고 선망하는 계급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익혀야 한다고 말한다.
본서를 읽는 동안 미묘하게 불쾌했던 까닭은 여태껏 배워온 것을 부정당했을 뿐만 아니라, 애써 외면하려 한 나의 결핍을 인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중산층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서민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고있다. 하지만 이토록 직설적으로 나의 부족한 부분과 내가 갖춰야 할 것을 이야기한 책은 없었다. 따라서 아비투스는 낭만과 기품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책이지만, 동시에 매우 신선하고 현실적인 책이라 할 수 있다.

 

문장 수집


자신의 고유한 경험과 아비투스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그것에 맞게 전문화할 준비성도 갖추기 어렵다. 아비투스는 지역에 따라 다른데, 대도시 아비투스와 농촌 아비투스가 있고, 특정 세대의 경우 동독 아비투스와 서독 아비투스도 있다. 아비투스는 심지어 사는 동네와도 관련이 있다. 나이트클럽 단골과 함부르크 갑부는 다른 아비투스를 가진다.

 

몇몇 자기개발서의 문제점은 소위 성공한 사람이 자신의 성공담을 마치 정답처럼 포장한다는 데 있다. 설상가상 일부 독자는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지 않고 무작정 그 가르침을 따르려 든다.
물론 적극적으로 많은 정보를 접하고 익히려는 사람들이 어리석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적극성, 성실함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삶을 속속들이 알 수 없고 자신의 삶은 스스로만 망치거나 구원할 수 있다. 말하자면 성장은 지식, 성찰, 행동의 앙상블인 셈이다.
아비투스에 다른 책보다 괜찮은 부분이 있다면 본서는 독자로 하여금 여러 계층을 두루 조망하며 "심리 자본 측면으로 볼 때, 나는 서민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 그렇다면 내가 보완해야 할 것, 나아가야 방향은 무엇일까?"를 스스로 고민할 수 있게끔 한다는 점이다.

키워드 및 코멘트


1. 심리 자본

자신의 역할을 생각하고, 감탄이나 짜증의 표현을 억제하고, 무례에 동요하지 말고 표정과 몸짓 언어를 통제하라.

 

나는 내가 심약한 사람임을 안다. 선천적으로 위기 감지 능력이 예민한 것일 수도 있으나, 작은 실수가 큰 어려움으로 되돌아오기 쉬운 환경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장학금을 놓치면 다음 학기 수업을 듣기 힘들다든지. 반면 흔히 상류층으로 불리는 친구들은 상대적으로 행동에 거침이 없었다.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그들은 좋은 인간관계, 재정적 완충 장치가 실험 기회를 높이고 충격을 흡수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긴장한 모습을 보여 좋을 게 없다는 점도 안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초조함을 드러낸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내가 그들과 같은 배경을 타고나진 못했지만, 그들처럼 행동하지 못하란 법은 없다. 불평, 좌절보다 관용, 호기심을 가까이에 두자. 또 언제 어디에서나 당당히 어깨를 펼 수 있도록 자신을 갈고 닦자.

 

2. 문화 자본

취향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가지게 하는데, 인간은 자기가 가진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지금껏 나는 내가 무언가를 좋아해 손에 쥐려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본서는 내가 지금껏 접해온 것이 그것이니 그것을 선호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긴 살면서 닭고기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면 치킨을 좋아할 수 없었겠지. 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

꼭 계층 이동을 위해서가 아니라, 평생 함께하고 아껴주어야 할 동반자인 '나'를 위해 다양한 것을 보고 들어야지. 이미 알고 있는 것, 이룰 수 있는 것만 곱씹으며 스스로를 좁은 곳에 가두지 말고.

 

3. 지식 자본

누군가는 성과를 올리는 법을 알고, 누군가는 성과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안다.

 

프로는 두말할 필요 없이 맡은 일을 해내야 한다. 그게 계약이니까.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면 그 일을 잘 해내야 한다. 그래야 두각을 드러낼 수 있으니까. 그러나 기업은 성과를 뽐내는 무대가 아니라, 치밀한 정치적 무대임을 이해해야 한다. 무언가를 해냈다고 혼자만 조용히 뿌듯해하지 않고, 주변의 형식적인 칭찬에만 목말라하지 않고, 날아오를 기회를 알아차리고 이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행운은 순간 놓치면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간혹 이룬 것도 없이 정치에만 주야장천 매달려 손가락질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논외.

 

4. 경제 자본

아무튼, 돈이 없으면 불행하다. 행복의 재료는 사람에 따라 양이 다를 수 있지만 한 가지 재료가 다른 하나를 완전히 대체하진 못한다. 돈, 관계, 의미. 이 세 가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만 우리는 살 가치를 느낀다.

 

죽음의 수용소에서(2020)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의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 빅터 프랭클의 의미에는 관계(사랑)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본서와의 차이는 물질을 중요하게 여기느냐다.
본질적으로는, 예컨대 극한의 상황에서 모든 것을 박탈당했을 때, 작은 것에서도 가치를 찾고 스스로를 격려해야 한다는 점엔 동의한다. 그러나 지금 내가 처한 환경에서는 조금 속물적이더라도 욕구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인정하며 성취하려 해야 행복하다 생각한다.
이게 여러 책을 읽는 이유이자 재미 아닐까. 여러 견해를 비교하고 고민하며 사고를 확장해나가는 즐거움.

 

5. 신체 자본

스포츠에서 자신과 싸워 이기는 사람은 다른 일에서도 높은 성과를 올린다.

 

솔직히 신체 자본 파트는 가볍게 훑고 넘기려 했다. 건강한 건 당연히 좋은 거니까. 하지만 이 구절 덕분에 운동에는 건강한 몸만들기 이외의 효과도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운동은 맡은 일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지구력을 선사하는 데다, 운동을 통해 원칙을 세우고 지키는 연습을 할 수 있으며, 매력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여담으로 며칠 전 닌텐도 스위치 피트니스 복싱 2: 리듬 앤 엑서사이즈를 샀다. 그리고 아직 새 거다. 해야지…….

 

6. 언어 자본

다른 사람을 존중함으로써, 그들과 같은 수준임을 드러내고 품격을 높인다.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려면 환경과 상대를 파악해야 한다. 즉 사려 깊은 언어 사용은 지적 능력과 직결된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상황 적응력을 기르고 좋은 언어 습관(시의적절한 정밀어(elaborated code)* 사용, 명료한 발음, 문법 준수, 과시 지양, 인정과 격려 등)을 갖춰야 한다. "까짓 거 말만 통하면 그만이지. 디테일에 집착하지 마. 메시지가 중요한 거야!"라며 문법 오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줄임말, 비하 용어를 남발하던 분이 계셨는데 대화 시마다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동일한 맥락에서 무례함은 지능의 부족함을 나타낸다. 그러니 무례한 이들의 이야기에 발끈하거나 동요하지 말 것.

* 추상적인 개념, 수사학적 윤색을 포함하고 있는 언어.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핵심에 도달하는 한정어(restricted code)와 상반되는 개념으로 가치중립적이고 균형적이다. 때때로 가르치려는 듯한 뉘앙스를 풍길 수 있으니 주의.

 

7. 사회 자본

우리는 모방을 통해 우리의 롤모델과 조금씩 닮아간다.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송이지만 😅 살다 보면 좋은 사람을 곁에 두는 것, 주변이 잘 돼야 나도 잘 된다는 마음이 참 중요한 듯싶다. 그리고 보면 난 참 행운아다.

지금 내가 속한 팀은 그야말로 이상적인 팀이다. 우선 관리 능력은 물론, 실무 능력까지 탁월한 팀장님이 계시다. 인격적으로도 배울 부분이 많다. 늘 '1. 심리 자본'에서 언급했던 여유로운 태도를 보여주시고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특유의 평정심과 위트로 팀원들을 다독여주신다. 폐를 끼쳐드렸을 때에도 나를 문책하기보다 함께 해결책을 찾으려 해 주셨다. 나 따위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깊이 있는 생각과 풍부한 경험을 지니고 계심에도 늘 내 의견을 존중해주시고 배려해주시는 과장님, 매사 소극적이고 자신감 없는 나와 상반되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대리님도 좋다. 이 팀을 만날 수 있게 이끌어주신 옆 팀 파트장님도 존경하는 분 중 한 분이다. 일은 누구보다 차분하고 프로답게 처리하시는데 업무 외적으로는 이만큼 살갑고 따뜻하게 동료를 챙기는 분을 본 적이 없다. 반전 매력.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며 뵈었던 실장 겸 팀장님은 아직까지도 내 인생의 롤모델이시다. 타인이 보기에는 안주할 만한 위치에 계심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걸 배우려 하고 시도하는 자세가 놀라울 따름이다. 또 단순히 공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겨 유의미한 결과를 창출하시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스터디 분들도 항상 새로운 자극을 주신다. 늘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방법을 도출하고, 자신이 세운 규칙을 칼같이 지키고, 주변 사람까지 이롭게 하는 선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는 이들에게, 또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일까? 굳이 상대할 가치가 없어 금세 잊히는 사람? 조금 귀찮지만 이따금 연락할 효용이 있는 사람?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

 

나태한 삶에 자극이 필요할 때, 나를 돌아보고 싶을 때 들춰보면 좋을 만한 책.
"아비투스를 바꾸는 건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면서 독자의 변화를 격려하고 있긴 하나, ① 주장에 맞는 연구만 취사선택하여 각 계층에 대한 선입견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 ② 계층 상승만이 가치 있는 인생을 사는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점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지 않는 점) ③ 수많은 사람을 상류층, 중산층, 서민이라는 단 세 가지 틀에 욱여넣어 일반화하는 게 타당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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