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 | 상세 |
장르 | ARPG |
출시 | 2024/05/08 |
개발 | 넷마블 네오 |
유통 | 넷마블 |
플랫폼 | PC, 모바일(AOS, iOS) |
심의 등급 | 12세 이용가 |
주요 성적 |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2024/05/13)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2024/05/08) |
평점 | ❤️❤️❤️❤️🖤(4/5) |
요약 | 👍 웹툰, 게임의 자연스러운 연계 👍 화려하고 역동적인 액션, 손맛 👎 과도한 결제 유도 |
들어가며
<나 혼자만 레벨 업>은 2016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된 현대 판타지 소설이다.
연재 당시 전형적인 양판소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시의적절한 장르 선정 1, 호불호 없는 정석적 전개, 탄탄한 필력으로 검색 차트 2 1~5위를 놓치지 않는 화제작이었고 연재가 마무리될 무렵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웹툰화되며 전 세계 누적 조회수 143억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더불어 최근에는 한국, 미국, 일본 합작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는 등 꾸준히 사랑받는 중이다.
<나 혼자만 레벨 업: ARISE>는 이런 소설, 웹툰,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탄생한 게임이다.
몇 해 전부터 이미 흥행한 게임을 재해석한 게임이 대거 출시되고 있다. <바람의 나라: 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의 게임을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성이다. 유저에게 익숙한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면 매해 급증하는 개발비와의 싸움, 심화되는 광고 경쟁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 게임의 고착화라는 어두운 이면이 있는 데다, 언제까지고 흘러간 IP를 붙잡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지만.
……아닌가? 되나?
최근 살펴본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이나 이번에 들여다볼 <나 혼자만 레벨 업: ARISE>은 성공한 IP를 차용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게임이 아닌 드라마와 소설에 뿌리를 두고 있는 데 의의가 있어 보인다.단순히 기존 인기 작품을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하는 것을 넘어 해당 IP를 다각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더욱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면이 그렇다.
총평
주인공 성진우와 헌터들을 육성하며 <나 혼자만 레벨 업>의 이야기를 즐기는 게임.
탁월한 원작 재현과 훌륭한 액션이 일품이지만,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보인다.
본작을 플레이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원작 재현이다.
먼저 웹툰과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준 특징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으면서도 한결 생동감 있게 표현된 캐릭터가 눈에 띈다.
좌측부터 소설, 웹툰, 애니메이션, 게임
웹툰과 게임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독특한 구성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림의 강점 중 하나는 의도적인 과장을 통해 상황과 감정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고 3D 그래픽 게임의 강점 중 하나는 공간감이 느껴지는 배경, 인물로 마치 사실 같은 설득력을 준다는 것이다. 본작은 이런 매체별 강점을 극대화했다.
예컨대 게임 플레이 초반 이중 던전에서 석상이 끔찍한 미소를 짓는 장면은 웹툰에서 가져오고 → 이후 3D로 표현된 등장인물들이 도망가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 자연스럽게 플레이어가 조작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극적인 표현과 자연스러운 몰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전환.
핵심적인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보여주는 '메인 스토리', 생략된 이야기를 풀어내는 '서브 스토리'로 이원화된 구조도 마음에 든다.
게임은 튜토리얼 구간에서 유저에게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를 전달하는 게 좋다. 유저가 재미에 만족한 경우, 게임에서 이탈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 때 유저로 하여금 강력한 캐릭터로 기본적인 조작법을 익히게 한 뒤, 캐릭터가 모종의 사건에 휘말려 힘을 잃고 처음부터 다시 성장해야 한다는 설정을 부여하는 붐이 불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원작의 방대한 이야기보따리를 차근차근 풀다간 성진우가 플레이어로 각성하기도 전에 튜토리얼 구간이 끝나버릴지 모른다. 이에 본작은 최소한의 개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부분만 메인 스토리로 삼고 그 외는 과감하게 서브 스토리로 쳐냈으며 메인 스토리만 클리어해도 여러 콘텐츠가 잠금 해제되게 했다. 덕분에 플레이 초반 강력한 흥미를 느끼고 정착한 뒤 → 시원시원한 전개를 즐기다가 → 허들에 가로막히면 부가적인 재미를 찾아가는 흐름이 가능해졌다.
또 본작은 액션 RPG라는 장르에 걸맞게 상당히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자랑한다.
태그 되어 등장하는 헌터 엠마 로랑. 불꽃을 휘감은 상태에서 화려하게 회전한 후, 레이피어를 전방으로 세차게 찌르고, 지그재그로 이동하며 불길을 만드는 동작이 매끄럽게 연결된다.
보는 맛만큼이나 조작하는 맛도 훌륭하다.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극한 회피'다.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스페이스 바를 누르면 극한 회피가 발동된다. 극한 회피 시, 순간적으로 무적이 되며 성진우로 플레이하고 있다면 QTE 스킬 중 하나인 그림자 밟기를 사용할 수 있다. 그림자 밟기가 적중하면 일정 시간 동안 적의 움직임이 느려지며 방어력이 감소한다. 자동 전투를 통해 액션 게임 특유의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가벼운 조작만으로도 메리트를 얻을 수 있게 하여 수동 전투의 재미를 놓치지 않은 점이 인상적이다. 3
다른 게임들은 캐릭터가 사용하는 스킬이 고착화되어 있는 반면, 본작의 스킬은 룬과 무기에 따라 달라지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예를 들어 성진우의 '단검 투척'은 두 차례 단검을 던지는 스킬인데 화속성 '폭발' 룬을 장착하면 부채꼴 모양으로 퍼지는 화염 단검 다발을 던져 적에게 화상 피해를 주는 식으로 바뀐다. 또 명속성 '감전' 룬을 장착하면 번개의 기운이 담긴 단검을 던져 단검이 날아간 경로에 전기 지대가 펼쳐지며 적에게 감전 피해를 입힌다.
룬 장착 후 명속성 원소 피해 추가, 일정 시간 치명타 피해량 증가, 연계 스킬 재사용 대기 시간 감소 효과가 추가되었다.
또 인기 무기 중 하나인 '테티스의 마도서' 장착 시 적을 빙결시켜 행동 정지 상태로 만드는 살수 스킬을 사용할 수 있으며 '요도 매화' 장착 시 치명타 피해를 증가시키는 매화, 스킬 사용 속도와 공격력 그리고 치명타 확률을 증가시키는 만개 효과를 받을 수 있다.
유저에게 주인공이 남다른 인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다양한 장비와 룬 파밍의 동기를 만들고 전략을 세우는 재미까지 챙긴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좌측부터 무기 정보, 스킬 정보. 무기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레벨 업 재료(무기 강화 기어), 돌파 재료(속성별 융화 큐브와 설계도), 진화 재료(동일한 무기), 스킬 레벨 업 재료(스킬 주문서)처럼 추가로 얻어야 할 거리가 있어 게임의 수명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칭호 효과, 일일 퀘스트 완료 보상을 축복의 돌이라는 아이템에 녹여낸 점도 흥미롭다. 원작 속 성진우는 획득한 모든 효과와 보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으나, 게임 속 성진우는 축복의 돌을 최대 4개까지만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축복의 돌을 사용 중인지도 승패에 영향을 미친다.
지켜봐야 할 점은 지속가능성이다.
본작은 완결작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이는 게임이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 보여줄 수 있는 등장인물이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현재 게임의 주요 콘텐츠는 스토리이고 주요 과금 모델은 헌터 및 무기 모집이다. 따라서 매력적인 헌터와 무기를 획득하지 못하거나, 획득했다 하더라도 더 이상 볼 수 있는 스토리가 없을 때까지 성장하면 달리 할 거리가 없다.
챕터 6, 7 최종 보스 간 권장 전투력 차이는 13,500이고 챕터 7, 8 최종 보스 간 권장 전투력 차이는 18,500인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듯 챕터 8부터는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이른바 폐사 구간이다. 진행이 막힌 유저라면 더더욱 할 거리가 없다고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으로 스토리를 노멀 모드, 하드 모드, 리버스 모드로 세분화하고 엠마 로랑, 안나 루이즈같은 오리지널 캐릭터를 일부 투입한 것으로 보이나 반복되는 스토리는 흥미를 잃기 마련이며 오리지널 캐릭터의 내러티브에는 깊이가 부족해 아쉽다.
헌터 고유의 이야기를 통해 캐릭터에 입체감을 불어넣는 '헌터 기록실'. 그러나 오리지널 캐릭터는 아직 찾아볼 수 없다.
회사가 새로운 콘텐츠를 무한정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유저가 자체적으로 즐길거리를 만들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본작은 싱글 플레이 게임에 가깝다. 다른 유저를 인식할 수 있는 채널은 경쟁형 이벤트 '아티팩트 성장 토너먼트'와 '차해인 픽업 기념! 최고의 무희를 가려라', 타임 어택 콘텐츠 '시간의 전장' 정도로 유저 간 접점이 거의 없다.
길드 시스템, 협동 레이드 콘텐츠는 게임 콘셉트에 부합하는 데다 회사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유대와 역사를 유저 손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해봄직 하다. 실시간 PvP 콘텐츠는 세계관과 다소 거리가 있긴 하지만, 협회의 신규 훈련 시스템이라는 식으로 포장하여 본작의 강점인 화려한 액션과 조작감을 십분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사전 인터뷰를 찾아보니 길드 시스템은 실제로 오는 7월 중 업데이트 예정에 있다고 오오 😯
별건으로 후속 포스팅을 통해 더욱 자세히 다루겠지만, 상품 노출 채널이 지나치게 많은 점은 지양해야 할 것 같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들어서야 겨우 7분기 연속 적자에서 탈출한 데다 본작을 향한 게이머의 기대감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지급 수수료 적지 않기 때문에 매출 부담이 따랐을 것임은 자명하다.
다만, 그럼에도 로비에 ① 롤링 배너, ② 스페셜 스카우트(연속 뽑기) 배너, ③ 활동 지원(월정액 상품) 버튼, ④ 모집(뽑기) 버튼, ⑤ 상점 버튼을 빼곡하게 배치하고 활동 지원, 멤버십(구독 상품)을 이용하고 있지 않은 경우 지워지지 않는 알림을 통해 지속적으로 결제를 유도하는 모습은 다소 거부감이 들었다.
로비는 그야말로 기능 반, 상품 반.
마치며
기존 게임 리뷰는 대부분 콘텐츠편, 과금모델편 총 2편으로 구성했다. 그런데 본작에 관해서는 할 이야기가 조금 많아질 것 같아 요약편, 콘텐츠편, 과금모델편 총 3편을 포스팅하고자 한다. 이어질 콘텐츠편도 많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