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분 | 상세 |
| 장르 | 추리, 미스터리, 어드벤처 |
| 출시 | 2024-06-24 |
| 개발 | 렐루게임즈 |
| 유통 | 렐루게임즈, 크래프톤 |
| 플랫폼 | PC |
| 심의 등급 | 12세 이용가 |
| 평점 | ❤️❤️❤️❤️❤️ (5.0/5.0) |
| 요약 | ☺️ 인공 지능 활용의 정수 ☺️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 사회가 마주해야 하는 딜레마 제시 ☹️ 할루시네이션으로 인한 진행 지연 |
들어가며
나는 추리물, 수사물을 정말 좋아한다. 수많은 단서들이 퍼즐 조각처럼 흩어져 있다 마침내 제 자리를 찾을 때, 하나의 그림이 완성되는 모습이 상상만 해도 짜릿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생 게임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여러 게임과 더불어 <역전 재판>을 꼽곤 한다. 그런데 이제 그 자리를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이 대신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너무나 신선하고 재밌었다! 💯💯💯
총평
인간에게 로봇이란 어떤 존재인가?
새로운 기술의 탄생과 발전은 우리의 삶을 바꾸어놓곤 했다. 스마트폰만 봐도 그렇다. 이런 말 하면 조금 틀딱 같지만…🥲 내가 어릴 때까지만 하더라도 주머니에 쏙 들어갈 만큼 작은 휴대전화 하나만 가지고 카메라 뺨치는 고해상도 사진을 찍거나, 실시간 교통 상황을 확인하거나, 대용량 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거나, 외국어를 텍스트와 오디오를 오가며 번역하는 것은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너무 당연하다. AI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AI는 대중과 다소 거리가 있는, 과연 내가 직접 사용할 일이 있을까 싶은 도구였다. 그런데 지금은 하루가 멀다 하고 AI에게 자료 조사를 부탁하거나 검토를 요청하고 있다. 어쩌면 곧 신혼 필수 가전 목록에 안드로이드가 포함될지도 모르겠다.
게임은 로봇이 대중화된 근미래를 그리고 있다. 플레이어는 AI 탐정이 되어 다양한 단서를 모으고 로봇을 추궁하며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인간을 닮은 로봇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 아틀라스', 인간의 기억과 감정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H.R.P 프로젝트'에 얽힌 어둡고 거대한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이 흥미롭고도 섬뜩한 여정 전반에는 "인간에게 로봇이란 어떤 존재인가?", "인간과 로봇의 경계는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에서 끝나는 걸까?", "인간이 만든 로봇이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같은 철학적인 질문이 깔려있다.
이러한 면에서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은 기존 추리 게임과 궤를 달리한다. 먼저 주어진 단서를 찾아내고 정해진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 답변하는 게 아니라, LLM 기반 채팅으로 용의 선상에 오른 로봇들을 신문하고 사건의 내막을 추론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건 하나 하나가 그저 가상 인물의 비현실적 욕망 따위에 기인하는 게 아닌, 인간과 기술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을 법한 갈등에 뿌리를 두고 있어 꽤 깊은 사유를 하게 한다.
LLM이 서버에서 돌아가는 바람에 (실례지만 유지비 어떻게 감당하시는 거예요?) 간혹 지연이 발생하거나 할루시네이션으로 인해 혼선이 생길 때도 있지만, 용의자가 로봇인 덕에 "아, 대화 상대가 로봇이라 발생한 오류로군." 하고 납득 가는 세계관 설정도 무척 영리해보인다.

코어 루프
게임은 케이스를 선택해 수사를 시작하고 → 증거를 확보하고 → 용의자를 신문한 뒤 → 주어진 문제에 대한 답변을 제출함으로써 사건을 종결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작성이 필요한 문항은 케이스당 5종 내외로 그 내용이 전말에 가까울수록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내러티브
서로 전혀 관련 없어 보이던 다섯 가지 케이스가 만나 하나의 큰 사건이 되는 구조, 평범한 저택에서 피 비린내 풍기는 비밀 공간으로 점차 확장되는 무대, 극적인 연출과 훌륭한 사운드가 빚어내는 공포감, 과도한 긴장을 완화해 주는 유머와 귀여운 마스코트까지. 직접 플레이해보는 게 중요한 게임이라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 어려운 게 아쉬울 정도로 좋았다. 특히 두 번째 케이스 '연구소'를 어느 정도 파헤친 시점부터는 마치 어드벤처 버라이어티 예능 <대탈출>이나 롤플레잉 추리 예능 <크라임씬>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콘텐츠/시스템
1. 조사
맵을 돌아다니며 수상한 물체를 클릭해 확인한다. [E] 키를 누르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적이나 서류는 내용을 살펴볼 수 있고 사진은 뒷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2. 신문
모든 케이스의 용의자는 로봇(또는 로봇들)이다. 플레이어는 로봇과 부드럽게 대화하며 호의를 얻고 유용한 정보를 알아내거나, 로봇을 강하게 몰아붙여 범죄를 시인하게 할 수 있다.
2.1. 확인 정보
대화 도중 [확인 정보]라는 문구가 나타나고 용의자가 눈을 빠르게 깜빡거리면 해당 정보가 일부 또는 전부 사실이라는 의미이다. 이렇게 알게 된 내용은 [대화 저장] 버튼을 통해 단서로 수집할 수 있다.
2.2. 시스템 과부하
대화 도중 [시스템 과부하]라는 문구가 나타나고 용의자가 눈을 빠르게 깜빡거리면 용의자가 거짓말을 하는 중이거나, 플레이어가 핵심 정보에 근접했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알게된 내용은 [대화 저장] 버튼을 통해 단서로 수집할 수 있다.

2.3. 자백 모드
정확한 발생 조건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시스템 과부하를 여러 차례 일으키면 용의자가 모든 질문에 진실하게 답하며 범행 사실을 밝히는 경우가 있다.
3. 보고
조사, 신문을 통해 알아낸 사건의 전말을 보고하고 수사를 마친다.
3.1. 확인한 단서
[I] 키를 눌러 지금까지 조사, 신문한 사항을 복기한다. 필요시 범죄 수사 보드를 구성하여 증거들 사이의 연관성을 도출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3.2. 보고서 제출
진상을 알아냈다면 [Z] 키를 눌러 주어진 문제에 답하고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오답을 기재하더라도 페널티는 없으며 오히려 결과 화면을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 부담 없이 재도전 가능하다.

마치며
에필로그에서 언급된 코드 네임은 꽤나 의미심장했다. (이하 스포일러)
플레이어의 아틀라스 칩에서 발견된 이상 코드는 'PANDORA'.
판도라는 로봇이 더욱 '인간답게' 행동할 수 있도록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의 어두운 면을 수집, 분석, 학습하는 프로젝트였다. 작중 인물인 데이비드 존슨은 판도라를 통해 인간과 로봇의 진정한 융합을 꿈꾸었으나, 끝내 판도라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정신을 차렸을 때, 판도라의 칩셋은 누군가에 의해 제거되었으며 데이터도 초기화되어버렸다. 짐작 건데 AIC의 개입이 있지 않았을까.
이러한 상황에서 플레이어의 아틀라스 칩에서 판도라의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첫째, 누군가 매일 온갖 사건 현장을 누비며 끔찍한 광경을 접하는 플레이어의 상황을 이용하여 판도라를 고도화하는 데 필요한 폭력적·비이성적인 데이터를 수집하려 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둘째, 그리스 로마 신화 속 '판도라의 상자'에는 온갖 종류의 재앙이 담겨 있었으나 그 밑바닥에는 희망이 남아있던 것처럼 바이오랩의 판도라는 인간과 로봇 사이를 이간질하고 세상을 고난에 빠뜨릴 만악의 근원이지만, 플레이어는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열쇠임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 나는 후자를 지지하지만…….
과연 무엇이 정답인지는 후속작이 나와야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제발 2편 부탁드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