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호연>의 콘텐츠를 들여다보는 글 👀
론칭 전 프로모션, 게임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은 이전 포스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코어 루프
<호연>은 수집형 RPG의 문법을 따른다. 즉 ① 캐릭터를 모으고 ② 성장시켜 ③ 콘텐츠를 체험하며 모은 보상으로 ① 캐릭터를 모으고…를 반복한다.
대부분의 수집형 RPG는 캐릭터의 매력을 중요시한다. 외형, 성능, 서사, 유저와의 관계 등을 어필하여 설령 캐릭터에게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인내하며 육성하게 한다. 나아가 일러스트, 웹툰, 소설 등 다양한 2차 창작을 유발하여 기존 유저의 애정에 깊이를 더하고 잠정 유저의 관심을 끈다. '서브컬처'라는 단어가 꽤나 여러 갈래로 해석되는 요즈음이지만, 이런 애착 형성은 이견 없이 서브컬처 게임의 핵심 요소로 꼽히곤 한다.
반면 <호연>은 스스로 서브컬처 게임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서브컬처 게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카툰 랜더링 그래픽을 차용한 데다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하기 위한 풀 보이스 더빙을 진행하였음에도 서브컬처 게임임을 부정한 이유가 궁금했는데 캐릭터 한 명을 파고들기보다 가능한 많은 캐릭터를 모아 필드, 전술(턴제)을 오가며 상황 맞게 기용하는 '스위칭'이 게임의 엣지였기 때문인 듯하다.
수집
1. 수집 대상
<호연>의 수집 대상은 ① 영웅, ② 호감도, ③ 수호령이다.
- 영웅: 전투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캐릭터.
- 호감도: 캐릭터 조각. 해당 영웅의 호감도 100개를 온전한 영웅 1명과 교환할 수 있다.
- 수호령: 펫. 필드 콘텐츠, 전술 콘텐츠에서 이로운 효과를 제공한다.
2. 수집 방식
수집 대상별 수집 방식은 ① 한정 영웅 모집, ② 행운 선별 모집, ③ 속성 선택 모집, ④ 수호령 소환으로 나뉜다. 1
2.1. 영웅, 호감도
- 한정 영웅 모집: 정해진 기간에만 등장하는 '시즌 영웅'이 포함된 뽑기. '한정 영웅 모집패' 또는 '신석(하드 커런시)'이 사용된다. 이때, 시즌 영웅은 등급이 같은 타 영웅에 비해 높은 확률로 출연한다. 뽑기 20회, 50회, 100회, 150회 시도 시 시즌 영웅의 호감도를 10개, 20개, 30개, 40개 지급하고 200회 시도 시 시즌 영웅을 지급한다. 뿐만 아니라, 뽑기 80회 시도 시마다 시즌 영웅을 지급한다. 이른바 픽뚫 없이 시즌 영웅을 얻을 수 있어 주저 없이 뽑기에 임할 수 있는 것은 강점이나, 후술할 것처럼 영웅이 온전한 성능을 내려면 최소 11회, 최대 17회 획득해야 하는 데다 시즌 영웅은 상시 획득할 수 없으므로 졸업에는 결제가 필수적이다. 중과금, 고과금 유저 타깃. 2
- 행운 선별 모집: 특정 속성이나 역할을 지닌 영웅 혹은 호감도가 다른 영웅 혹은 호감도에 비해 높은 확률로 출연하는 뽑기. 영웅은 신석, 호감도는 '금화(소프트 커런시)'를 사용하여 뽑아볼 수 있다. 속성, 역할, 수집 대상은 하루 한 번 갱신된다. 모든 유저를 대상으로 꾸준한 접속과 재화 사용을 유도하는 장치.
- 속성 선택 모집: 특정 속성을 지닌 영웅 혹은 호감도가 다른 영웅 혹은 호감도에 비해 높은 확률로 출연하는 뽑기. '영웅 모집패' 또는 신석이 사용된다. 20회, 50회, 100회, 150회, 200회 시도 시 영웅 모집패 10개, [선택] 특수 영웅 호감도 주머니 1개, [선택] 특수 영웅 호감도 주머니 1개, [선택] 특수 영웅 호감도 주머니 1개, [선택] 특수 영웅 모집권 1개를 지급한다. 뿐만 아니라, 80회 시도 시마다 특수 영웅 확정 모집권을 지급한다. 무과금, 소과금 유저 타깃.
좌측부터 한정 영웅 모집, 행운 선별 모집, 속성 선택 모집 화면.
좌측부터 한정 영웅 모집, 속성 선택 모집의 마일리지(뽑기 시도 횟수 보상) 화면.
그 밖에 속성별 특수 영웅 최초 획득 시 '초월 지원 찬스' 이벤트가 열리며 100일 간 지속된다. 그간 상품을 개인화한 케이스는 적잖이 접했지만, 이벤트를 개인화한 케이스는 많지 않았기에 인상적이다.
호감도 지수는 호감도 획득 시, 호감도 묘약 사용 시 상승한다. 호감도 묘약을 통해 높일 수 있는 호감도 지수는 확률에 의해 결정된다. 보통(10)보다 좋음(20) 확률이 높고 매우 좋음(30), 기쁨(50) 확률이 낮은 편도 아니라 기분 좋은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몇몇 영웅은 획득 시 '강호록'이 활성화된다. 강호록 속에는 그 영웅의 숨겨진 이야기가 담겨있으며, 이야기를 모두 확인하면 신석과 호감도를 획득할 수 있다. 깨알 같은 패러디 등 보는 재미가 있다.
2.2. 수호령
수호령 소환은 조금 독특한 구조를 띠고 있다. '영기 결정'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해당 영옥을 '영기 강화'해야 한다. 영기 강화는 아무런 등급도 부여되어 있지 않은 영옥에 등급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영기 강화를 완료했거나 태생적으로 고급, 희귀, 특급, 전설 중 하나의 등급을 지니고 있는 영옥을 '완전한 영옥' 또는 '수호령 영옥'이라고 한다. 수호령 소환은 이 완전한 영옥을 사용하여 정해진 확률에 따라 수호령을 불러내는 것을 뜻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① 소환 확률, ② 영옥 변환이다. 3
- 소환 확률: 좋은 영옥을 사용할수록 강력한 수호령을 소환할 확률이 높아진다. 즉 고급 영옥을 사용하더라도 최고 전설 수호령을 획득할 수 있다.
- 영옥 변환: 신석을 사용해 영옥당 최대 5회에 한하여 등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 수호령 변환 시도 시마다 '수호령 마일리지'가 지급되며 변환 횟수가 8회, 16회, 32회, 72회에 도달하면 희귀 영옥 4개, 고급 영옥 8개, 희귀 영옥 8개, 특급 영옥 1개, [선택] 전설 수호령 선택 상자를 획득할 수 있다. 언뜻 과금 유저 친화적으로 느껴지는 장치이나, 희귀 이상 등급 영옥 변환 시 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가혹한 면이 있으며 원하는 등급 획득 → 원하는 결과 획득 단계를 밟는다는 점에서 이중 가챠로 보이기도 한다.
좌측부터 영기 강화, 영옥 변환, 수호령 소환 화면.
성장
<호연>의 성장 대상은 가문, 영웅, 수호령이다.
1. 가문
가문은 계정이 특정 서버 내에서 활동한 내용을 집약하는 개념으로 ① 가문 명성(레벨), ② 가문 특성, ③ 가문 비기, ④ 가문 증축, ⑤ 영웅 및 몬스터 서고를 통한 보상 획득과 성장이 가능하다.
- 가문 명성: 가문 경험치를 쌓아 가문을 성장시킨다. 가문 경험치는 에픽 퀘스트(스토리 퀘스트), 의뢰(일일 퀘스트), 지역 업적 달성 등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 가문 명성 달성 시 '가문 명함(프로필 프레임)', '가문 조형', '가문 비기 낱장', '운석', '영웅 모집패' 등을 받을 수 있다.
- 가문 특성: 가문 명성이 오르면 가문 특성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가문 특성 포인트는 별자리에 투자하여 모든 영웅의 공격력, 방어력, 생명력, 속성 피해 증가, 이동 속도 증가 등의 효과를 획득(슬롯 각인)하는 데 쓰인다. 가문 특성의 주요 특징으로는 ① 특정 슬롯을 활성화하기 위해 해당 슬롯과 인접한 슬롯들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점, ② 몇몇 슬롯에는 가문 특성 포인트를 투자하는 대신 운석을 박아 넣어야 한다는 점 ③ 50포인트에 한해 신석으로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있다. ①은 유저들의 빌드에 제약을 두어 예기치 못한 상황을 방지하고 점진적인 성장의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②에 사용되는 운석은 등급별, 별자리별로 나뉘어 파밍에 시간이 걸리므로 게임의 수명을 늘리고 상품을 다양화하하는 데 기여할 듯하다. ③에는 슬롯 한 개를 여는 데 10포인트 이상 소요되는 중후반부터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서비스 시작 직후 치고 나가기를 선호하는 고과금 유저용 선택지로 보이나, 과금 모델별 효율을 가늠하기 어려운 초반 대표적인 P2W 요소로 지적받아 안타깝다. 비단 엔씨소프트에서 개발 및 배급하는 게임뿐 아니라, 게임 시장 전반에 걸쳐 부담스러운 과금 모델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반감을 감수할 만큼 큰 수익을 낼 게 확실하지 않고서야 무과금 유저를 소외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요소는 지양하는 편이 좋아 보인다.
- 가문 비기: 가문 명성 달성, 파티 네임드 및 필드 보스 콘텐츠 이용, 이벤트 참여 등을 통해 모은 가문 비기 낱장 합성 시 가문 비기를 획득할 수 있다. 가문 비기를 얻고 정해진 영웅을 모집 및 육성하면 해당 비기를 해금할 수 있다. 비기 해금 시 모든 영웅이 이로운 효과를 받을 수 있으며 비기는 최대 2종까지 전투 중 사용 가능하다. 비기 해금 이후 비기를 추가로 사용하면 비기를 강화할 수 있다.
- 가문 증축: 가문의 다양한 시설을 키운다.
- 영석 생산소: 영웅 강화, 무공 성장, 가문 증축에 필요한 영석을 자동 생산하는 건물.
- 탐험 막사: 영웅을 파견하여 신석, 영석, 비약 등 다양한 보상을 획득하는 건물. 지역마다 특정 영웅, 특정 속성 영웅, 특정 수준까지 초월한 영웅을 내보내면 전투력 보정을 받아 다양한 영웅을 육성하는 데 기여한다.
- 진법관: 진법을 연구하여 기본 효과를 강화하고 추가 특성을 부여하는 건물.
- 수련장: 영웅의 레벨 정보를 공명 받을 수 있는 건물. 가장 높은 레벨 순으로 5번째 영웅이 사부가 되어 사부 영웅, 제자 영웅의 레벨을 공명(동기화)하는 건물 영웅을 육성하는 데 드는 재화, 아이템의 부담을 줄이고 다채로운 영웅을 기용해 볼 수 있도록 돕는다.
- 영웅 서고: 정해진 영웅들을 모집, 초월하고 이로운 효과를 받는다. 플레이 기간이 긴 유저, 결제에 적극적인 유저에게 유리한 시스템. 서비스가 장기화될수록 신규 및 복귀 유저에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 몬스터 서고: 정해진 몬스터를 처치하고 이로운 효과를 받는다. 유저가 게임에 보다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한 장치. 영웅 서고와 비슷하게 플레이 기간이 긴 유저에게 유리한 시스템으로 난이도 조절(신규 서고 추가, 기존 서고 부스트 등) 과정에서 유저 세그먼트 간 불화가 일어나지 않게 주의가 필요하다.
가문의 이름, 명성, 연합, 전투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가문 메인 화면.
좌측부터 가문 특성 메인, 별자리 상세, 운석 관리 화면.
좌측부터 영웅 서고, 몬스터 서고 화면.
2. 영웅
영웅은 가문이 보유 중인 캐릭터를 뜻하며 ① 레벨, ② 초월, ③ 영웅 강화, ④ 무공(스킬) 강화, ⑤ 인연 ⑥ 연쇄 효과, ⑦ 별자리(영웅 업적)를 통해 성장시킬 수 있고 ⑧ 장비와 신수패 획득 및 강화, ⑨ 신수경 공헌이 요구된다.
각각의 방식들은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다. 예컨대 일정 수준 이상 초월하지 않은 영웅은 영웅 및 무공 강화에 제약을 받는다. 다양한 콘텐츠 경험과 균형 잡힌 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시도로 보이나, <호연>은 색이 강한 두 가지 시스템(필드, 전술)을 혼합한 게임이기 때문에 자칫 유저에게 선호하지 않는 행동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데다 뽑기를 강제하는 듯한 인상을 풍길 수 있어 보인다.
- 레벨: '비약'을 사용해 영웅에게 경험치를 부여한다. 경험치가 일정량에 도달하면 레벨이 상승한다. 레벨 상승 시 영웅의 공격력, 방어력이 높아지며 무공의 잠금이 해제되거나 레벨이 올라간다.
- 초월: '동일한 영웅'을 사용해 영웅의 공격 속도, 공격력, 방어력을 높이고 무공을 성장시킨다. 또 영웅의 장비, 장신구 슬롯을 강화하여 장착한 장비, 장신구의 능력치를 향상한다.
- 영웅 강화: '속성별 영웅 강화의 혼'을 사용해 영웅의 주는 피해를 증가시키고 받는 피해를 감소시킨다. 영웅 강화는 정해진 확률에 따라 성공 또는 실패한다. 실패 시마다 성공 확률이 5%씩 증가하며 성공 시 초기화된다.
- 무공 강화: '영웅별 궁극 오의 비급서', '영웅별 무공 비급서'를 사용해 무공의 위력을 상승시키거나 새로운 효과를 더한다.
- 오의 무공: 궁극기. 강화 시 해당 영웅의 궁극 오의 비급서가 필요하다. 적에게 매우 강력한 피해를 입히거나, 동료에게 크게 이로운 효과를 준다. 효과 및 범위, 유지 시간은 영웅마다 상이하다.
- 팀 패시브: 팀 편성 버프. 강화 시 해당 영웅의 무공 비급서가 필요하다. 팀원의 공격력, 방어력, 생명력, 치명타 확률, 치명타 위력 등을 증가시킨다.
- 리더 패시브: 리더 지정 버프. 영웅 레벨에 따라 자동으로 강화된다. 효과 및 범위, 유지 시간은 영웅마다 상이하다.
- 인연: '속성별 인연의 실'을 사용해 이로운 효과를 받고 강화한다. 이로운 효과는 1종뿐인 경우가 있지만, 2종 이상인 경우도 있어 경우에 따라 1종을 선택해야 한다. ('인연의 서'를 사용하면 2종까지 선택 가능하다.) 인연 대상인 영웅을 1회 이상 획득해야 해금되기 때문에 영웅 모집을 넛지한다. 영웅 간 서사를 녹여내어 게임에 깊이를 더하고 유저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 연쇄 효과: 정해진 영웅과 수호령을 수집하고 성장시켜 영웅의 숨겨진 무공을 잠금 해제한다. 신석, 영웅 모집패, 영기 결정을 무료로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자면 컴플리트 가챠는 아닌데……. 🙄 인연은 영웅 사이에 얽힌 이야기를 따른다지만, 연쇄 효과 속 수호령은 이렇다 할 획득의 명분이 없기에 유저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시스템.
- 별자리: 영웅을 팀에 편성한 뒤 주어진 업적을 달성하여 포인트를 얻고 해당 포인트를 투자하여 공격력, 방어력, 무공 위력 증가, 특정 속성 추가 피해, 특정 속성 상태 저항 증가, 범위 피해 감소 같은 효과와 더불어 가문 특성 포인트, 해당 영웅의 궁극 오의 비급서 및 무공 비급서를 획득한다. 필드 보스, 파티 네임드, 토벌령, 보스 던전 등을 두루 경험하게 유도하는 장치.
- 장비: 영웅이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 무기, 의복, 신발, 목걸이, 귀걸이, 반지 총 6 부위.
- 제작: 무기, 의복, 신발, 목걸이, 귀걸이, 반지 조각을 사용하여 원하는 장비와 장신구를 만든다.
- 재련: 금화와 '재련석'을 사용하여 장비의 위력을 강화한다. 정해진 확률에 따라 대성공(+2), 성공(+1), 실패(-1)할 수 있다.
- 한계 돌파: 장비의 재련 상한선을 높인다. 장비가 +5, +10만큼 재련된 상태에서 진행 가능하며 무조건 성공한다. 한계 돌파 시, 재련 수치가 해당 단계 밑으로 하락하지 않는다.
- 성장 이전: 재련 수치가 +1 이상인 장비를 재료로 사용하여 해당 장비의 재련 수치를 다른 장비로 옮긴다.
- 문양 각인: 정해진 확률에 따라 장비에 옵션을 추가한다. 옵션은 '등급별 장비 문양 가루'를 통해 변경할 수 있다.
- 분해: 장비를 파괴하고 정해진 확률에 따라 재련석, '종류별 조각상'을 획득한다.
- 신수패: 특정 속성, 역할에 해당하는 영웅이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 필드, 전술 신수패로 나뉜다. 동일한 신수패를 여러 번 누적 획득하여 각성할 수 있다. 각성에 필요한 신수패의 수는 등급에 따라 최소 15개, 최대 30개로 상이하다.
- 신수경: 용, 현무, 봉황, 기린 조각상을 공헌한다. 공헌은 정해진 확률에 따라 성공 또는 실패할 수 있다. 성공 시 공격력, 방어력, 생명력, 공격 속도, 무공 위력, 막기 확률, 치명타 확률, 원소 저항률, 원소 적중률과 같은 능력치가 상승한다. 유사한 게임들은 장비 분해 시 강화 주문서를 지급하고 어느 정도 강화된 장비를 추가로 강화하려 할 때 일정 확률로 파괴하는 식으로 하수구를 만들었다. 이 같은 방식은 잉여 재화 및 아이템을 소거하여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데 탁월하지만, 사용해야 하는 장비를 영혼까지 끌어모아 강화했다가 파괴되어 이탈하는 케이스를 낳을 수 있다. 이에 반해 신수경은 남는 아이템을 소거하면서도 장비와 독립적이라 인상 깊다. 아울러 공헌 정도가 상승할수록 좋은 등급의 조각상을 바쳐야 하는데 이는 합성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 합성 시 더 높은 등급의 조각상이 나올 수 있지만, 같은 등급의 조각상이 보다 빈번하게 등장해 소거가 더욱 드라마틱해진다.
좌측부터 영웅 메인, 초월, 무공 강화 화면.
좌측부터 인연, 연쇄 효과 화면.
별자리 메인, 상세 화면. 유저가 비급서를 획득 및 사용하게 되는 때, 별자리가 해금되는 때가 더 밀접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더라. 특수 등급 영웅을 처음으로 초월시키면 그 영웅의 궁극 오의 무공 비급서가 포함된 상품이 깜짝 등장한다. 문제는 그 시점에 상품 구매 이외의 방법으로 비급서를 획득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별자리 등 보상으로 비급서가 걸려있는 콘텐츠를 접하지 못한 유저는 "영웅이 더 강한 무공을 구사하려면 비급서가 필요한데 유료로만 제공하나보네?" 하며 실망할 여지가 있다.
좌측부터 장비 재련, 문양 각인 화면.
좌측부터 신수패, 신수경 화면.
3. 수호령
수호령은 일종의 펫이며 수호령의 성장 요소로는 ① 레벨, ② 수집 효과, ③ 승급을 꼽을 수 있다.
- 레벨: 다른 수호령이나 '수호령 성장의 비약'을 재료로 사용하여 수호령의 레벨을 높인다.
- 수집 효과: 고급 수호령과 희귀 수호령 최소 11회, 최대 14회 중복 획득 시 이로운 효과를 받는다.
- 승급: 20 레벨 특급 등급 수호령 두 마리를 재료로 사용하여 전설 등급 수호령 한 마리를 획득한다.
시계 방향으로 수호령 메인, 수집, 레벨, 승급 화면.
플레이
게임의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비판은 있을지언정 할 일이 적다는 비판은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호연>에는 필드, 턴제를 불문하고 꽤나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다.
비교적 단순한 콘텐츠로 초반 이해를 돕고 점차 복잡한 콘텐츠를 단계적으로 제공해 목표를 제시하며 성취감을 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접근 차제는 좋았지만, 콘텐츠 사이에 도드라진 차이가 없어 아쉽다. 예컨대 턴제 콘텐츠인 '심상 수련', '토벌령'은 ① 유저가 적수를 선택한 후 순서대로 공격과 방어를 반복하여 보상을 얻고 ② 추가 과제를 달성하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③ 이전 적을 해치우면 다음 적에 도전할 수 있다는 궤를 같이 한다. 새로운 콘텐츠가 열려 설레다가도 얼마 가지 않아 숙제가 늘었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 4
1. 필드
- [PvE] 의뢰: 속성별, 지역별, 희귀도별 의뢰를 수주한다. 완료 시 가문 경험치, 의뢰 주화, 비약, 의뢰 속성에 맞는 영웅의 호감도, 의뢰인과의 우호도를 획득할 수 있다. 의뢰인과의 우호도가 일정 단계에 도달하면 연관 퀘스트를 받을 수 있으며 의뢰인의 정체와 이야기를 살펴보고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 [PvE] 공개 던전: 매일 15분 간 금화, 장비가 집중 드롭되는 던전을 이용한다.
- [PvE] 필드 보스: 매일 정해진 시간 등장하는 거대 몬스터를 다른 유저와 협동하여 물리친다. 몬스터에게 입힌 피해량에 따라 순위, 보상이 결정되는 경쟁 콘텐츠.
- [PvE] 네임드: 네임드는 혼자 상대하는 '싱글 네임드', 네 명의 유저가 참여하는 '파티 네임드'로 나뉜다. 압도적인 피해로 찍어 누를 수 있는 일반 몬스터와 달리 기믹을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도하게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아 나이, 플랫폼 불문 누구나 즐겁게 참여 가능해 보인다. 그런데 접속량이 부족한 오전, 우아란이나 귀환 같이 권장 전투력이 애매한 네임드의 경우 매칭이 쉽지 않았다. 서비스가 장기화됨에 따라 유저 수가 줄어들고 전투력이 양극화되면 구인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엔씨소프트가 AI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만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추종자 던전처럼 NPC 동료를 넣어보면 어떨까 싶었다.
- [PvE] 보스 던전: 다른 유저와 힘을 모아 강력한 적을 제압하는 콘텐츠. 플레이 방식은 파티 네임드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입장 채널 및 재료, 보상에 차이가 있어 별도 항목으로 구분했다.
- [PvE] 도전 던전: 비정기적으로 달라지는 약점을 파악하고 버프를 활용하여 가능한 빠르게 던전을 클리어하는 콘텐츠. 단계 달성 보상, 공략 시간에 따른 순위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약 4주 간 관찰한 결과, 약점은 시즌 영웅의 속성을 따르고 시즌 영웅과 동일한 속성의 영웅 편성 시 해당 속성 공격력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주요 보상으로 시즌 영웅의 오의 무공 비급서, 무공 비급서, 도전 증표를 지급 중이므로 시즌 영웅 획득 및 육성을 장려하는 장치로 보인다. 5
- [PvP] 비무 던전: 정해진 시간 다른 유저와 2:2, 4:4 전투를 벌인다. 가문 명함, 가문 조형, 연합 경험치 등을 획득할 수 있는 경쟁 콘텐츠.
좌측부터 의뢰 메인, 현황 화면. 비주얼, 내러티브랄 게 없는 게시판에서 의뢰를 받는 것보다 기연을 얻는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오랜만에 만나는 팔부기재가 반가운 건 덤. 특정 속성의 호감도만 걸러 받을 수 있는 점도 합리적이다.
좌측부터 공개 던전 메인, 상세 화면.
좌측부터 싱글 네임드, 파티 네임드, 보스 던전 화면.
시계 방향으로 도전 던전 메인, 랜덤 버프 선택 및 강화, 증표 교환소, 플레이 화면.
2. 턴제
- [PvE] 심상 수련: 주어진 스테이지를 차례로 격파한다. 제시된 도전 과제를 완수하고 완료 개수에 해당하는 보상을 획득하는 '도전 모드', 지난 스테이지를 반복 진행하여 다양한 보상을 획득하는 '무한 모드'로 나뉜다. 무한 모드에서는 도전 과제를 모두 완료한 스테이지를 소탕(즉시 완료)할 수 있다.
- [PvE] 현상 수배: 미지의 적을 골라 쓰러뜨린다. 승리 시 처치 보상이 지급되고 처치한 수에 따라 해결사 등급이 상승하며 등급에 걸맞은 보상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다른 콘텐츠는 새로운 전투 시마다 영웅의 생명력이 모두 회복되는 반면, 현상 수배는 (매주 초기화 전까지) 영웅의 생명력이 계승되어 '현상수배 회복약'을 영리하게 사용해야 한다.
- [PvE] 토벌령: 적, 특성, 난이도를 골라 토벌한다. 선택한 내용에 따라 권장 전투력, 토벌 점수, 보상이 달라진다.
- [PvP] 비무행: 다른 유저가 설정해 둔 방어팀과 전술 대결을 펼친다. 다른 게임의 비동기 PvP와 동일하게 내 수준에 맞는 다수의 유저 중 한 명을 골라 겨룰 수 있다. 독특한 점은 ① 상대에게 속성 문양의 '명패'가 부여되어 있고 ② 해당 문양의 적을 쓰러뜨리면 '명패 빙고'를 채울 수 있으며 ③ 간혹 상대가 나타나는 대신 사건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처 입은 곰과 조우하는 경우 쓰러뜨리면 가죽을 획득할 수 있고 치료하면 이로운 효과를 받을 수 있다. 이때 얻은 가죽은 또 다른 사건을 해결하는 데 쓰인다. 단순히 나보다 약한 적을 탐색하는 대신 다소 강한 적일지라도 빙고를 달성하기 위해 도전해 보는 색다름이 있는 데다 불규칙하게 발생하는 사건과 선택이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콘텐츠.
좌측부터 심상 수련 도전 모드, 무한 모드.
좌측부터 현상 수배 적 선택 전후, 해결사 등급 정보.
토벌령 메인 화면.
비무행 메인 화면. 상대의 명패, 나의 명패 빙고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한 콘텐츠가 자동으로 진행되게 한 뒤, 다른 콘텐츠를 플레이하면 우측 이미지처럼 스위칭 플레이 위젯을 통해 자동 진행 중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여러 콘텐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손맛, 전략의 재미를 원할 때 맛볼 수 있어 하나의 메커니즘만 고집하는 게임에 비해 덜 물리더라. 실제로 여러 장르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화'는 다양한 유저를 끌어모으고 게임을 차별화하는 데 유용하다. 호연도 어느 정도 덕을 본 듯하고. 다만, 이전 포스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액션 게임, 턴제 게임은 소구하는 바가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에 심리스하게 어우러지는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다.
비무행 사건 발생 화면. 선택에 따라 보상, 이로운 효과를 받을 수 있는 로그라이크함이 신선하다.
마치며
<호연>을 찍어 먹어보며 들었던 생각은 "기대한 것보다 훨씬 좋았다."였다.
사전 예약 때부터 이게 될까 싶었던 2030 타깃 자동 전투와 3040 타깃 수동 전투의 불협화음, 역동적인 액션 게임과 정적인 턴제 게임 사이의 방황은 여전히 아쉽다. 불과 3년 전 출시된 갤럭시 Z플립 3으로는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할 만큼 미진한 최적화도 그렇고 내가 <창세기전 3>로 김형태 님에 입덕한 올드 팬이라 그런지 몰라도 비주얼 또한……. 🙃
그러나 서로 다른 장르를 융합하여 새로운 매력을 선사하려는 도전 정신, 다채로운 즐길 거리, 무협·현대·비장·유쾌 등 상반된 속성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블레이드 앤 소울> 세계관 재현, 공들인 연출과 더빙, 비교적 합리적인 과금 모델 6 등 저평가되어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 7
무엇보다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소통이 눈길을 끈다. 특히 말이 많았던 캐릭터의 비율을 전면 수정한다는 발표는 가히 파격적이었다. 캐릭터의 비율이 달라지면 뼈대, 모션, 이펙트, 카메라 등 추가로 조정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이 같은 대규모 작업을 강행할 수 있는 결단력, 자원, 유저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놀라움을 자아냈다.
드는 품에 비해 신규, 복귀 유저 유입이나 기존 유저 리텐션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것 같다는 염려가 있다. 나라면 열사지대~수월평원 지역에서 급격하게 상승하는 난이도를 완화하고 새로운 지역을 선보이는 데 조금 더 힘을 주지 않을까 싶다. 해당 구간이 게임에 무사히 정착한 유저가 가로막혀 할 거리를 찾지 못하고 이탈하는 곳으로 짐작되기 때문이다. 모쪼록 신규 캐릭터, 콘텐츠 업데이트에 차질 없이 목표한 바를 이루길 응원한다.
참고 자료
- 신규 유저가 쓸만한 영웅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초심자 한정 모집'은 단발성이므로 제외했다. [본문으로]
- 이벤트 덕분에 특정 영웅의 등장 확률이 높아졌음에도 해당 영웅이 아닌 다른 영웅이 등하는 것. 픽업을 뚫고 나왔다의 줄임말. [본문으로]
- 무조건 고급 등급으로 고정된다. [본문으로]
- 물론 소소한 차이도 있다. 심상 수련은 전투 중 주어진 과제를 달성할 수 있고 토벌령은 전투 전 직접 과제를 정한다. 주요 보상 또한 전자는 비약, 후자는 신수패로 상이하다. [본문으로]
- 교환소에서 시즌 영웅의 궁극 오의 무공 비급서, 무공 비급서, 전술 신수패, 필드 신수패, 속성 영웅 강화의 혼 등과 교환 가능하다. [본문으로]
- 엄준한 잣대를 들이밀자면 '수라왕'의 등장 시점 등 개연성을 떨어뜨리는 부분도 없지 않다. [본문으로]
- 치장 아이템을 최종 보상으로 내건 '정복삼 패스', 결제 없이도 완료할 수 있는 '호연일지', 마일리지 보상이 마련되어 있는 '영웅 모집'이 대표적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