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리가 열광했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그랜드 오픈 알림 영상. 장막을 들춰보니 그곳에는......
장르 ㅣ MMORPG
출시 ㅣ 2021/05/20(목)
개발 ㅣ 엔트리브
유통 ㅣ 엔씨소프트
플랫폼 ㅣ PC, 모바일 (iOS, AOS)
플레이 후기 ㅣ ★★★☆ (7.0/10.0)
Part1. 들어가며
내게 추억의 게임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를 꼽을 것 같다. 솔직히 트릭스터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밤잠을 설친 기억까진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당시 온라인 게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고 플레이해보았을 만큼 트릭스터는 굉장히 인기 있는 타이틀이었다. 트릭스터의 귀여운 캐릭터, 세밀한 도트 그래픽, 마음이 편안해지는 BGM, 자유도 높은 육성 방식은 많은 게이머에게 현실에서 느끼기 어려운 만족감을 선사하고 모험 정신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소싯적에 드릴 하나 들쳐 매고 까발라섬을 누빈 전적이 있는 트릭스터로서 다시 한번 여행길에 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Part2. 총평
'귀여운 리니지'는 단순한 이슈 몰이용 캐치프라이즈가 아닌, 메타 인지의 결정체?
포켓몬 컴퍼니는 최근 포켓몬 스마일이라는 게임을 내어놓은 바 있다. 포켓몬 스마일은 전면 카메라를 활성화한 상태로 바르게 양치질해 입 속 세균을 없애고 귀여운 포켓몬을 동료로 맞이하는 게임이다.
왜 뜬금 없이 포켓몬 스마일 이야기를 꺼냈냐 하면 포켓몬 컴퍼니가 포켓몬 스마일을 통해 이루고자 한 바와 엔씨소프트가 트릭스터M으로 성취하려 한 게 비슷하기 때문이다.
포켓몬스터는 20년도 더 된 IP이다. 어릴적 포켓몬과 함께 울고 웃던 어린아이는 어느새 어른이 되었다. 어른은 구매력이 있지만, 게임을 즐길 시간과 체력이 부족하다. 즉, 점차 포켓몬을 잊고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 포켓몬 컴퍼니 입장에서는 자사 IP를 아껴줄 고객이 줄어드는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포켓몬 스마일은 어린이들이 포켓몬을 배우고 아끼는 시초가 될 게임이자 포켓몬 컴퍼니의 미래를 견고히 하는 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트릭스터M도 마찬가지. 엔씨소프트하면 리니지가 떠오를 만큼 리니지는 저명한 IP이자 엔씨소프트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는 타이틀이지만, 회사 단에서는 언제까지고 같은 IP와 고정된 고객층에 안주할 수 없는 노릇이다. 트릭스터M은 엔씨소프트의 IP 다각화를 위한 시도이자 회사 특유의 시스템을 다른 성별, 연령대의 게이머에게까지 전파해 장기적으로 충성 고객을 모으고자 하는 바람이 담겨있는 게임처럼 보인다. (다른 자사 게임에서 순위권에 들지 못해 이탈할 뻔했던 고객이 돌아와 정착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고.)
차이점이 있다면 포켓몬 스마일은 기존 팬에게 매우 긍정적인 인상을 주었다는 점이다. 포켓몬 스마일은 표면적으로 영유아를 타겟으로 출시한 게임이지만, 사실 포켓몬 세대인 부모를 동시에 겨냥하였다. 아동에게 포켓몬을 인지시킴과 동시에 부모에게 추억을 떠오르게 하고 여전히 포켓몬은 교육적이며 내 아이와 나누어도 좋을 만한 콘텐츠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 자녀가 "아빠, 엄마! 새로 나온 포켓몬 게임해볼래요." 하면 기꺼이 소비할 수 있을 만큼.
반면 베일을 벗은 트릭스터M은 옛 친구의 모습을 한 전혀 다른 게임이었다. 원작보단 소위 '매운' 과금 구조와 높은 진입 장벽으로 악명 높은 리니지2M과 흡사했기에 향수를 찾아 돌아온 20~30대 게이머에게 모진 질타를 받는 중. 그렇다고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처럼 어린 고객에게 어필할 엉뚱함이나 자유로움을 갖추고 있지도 않았다.
왜 이런 방향성이 잡히게 되었는지 십분 공감하지만, 그래서 더욱 아쉬운 작품이 아닐까 싶다 😔
Part3. 성장&수집
앞서 이 게임이 리니지2M과 똑 닮았다고 이야기했긴 하나, 이 글에서는 굳이 어떤 부분이 얼마나 흡사했는지 비교하진 않으려 한다. 이미 많은 리뷰어들이 두 게임 간의 유사성을 꼼꼼하게 짚어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트릭스터M에만 온전히 초점을 맞추도록 하겠다.
아래는 개인적으로 트릭스터M이 어떤 게임인지 정리해본 장표다.
[그림 1] 트릭스터M은 다른 MMOPRG와 마찬가지로 캐릭터를 육성하고 장비를 파밍 및 강화하며 보다 강력해진 장비로 캐릭터를 또다시 성장시키는 순환 구조를 취하고 있다. 특징적인 부분이 있다면 모아야 하는 요소가 다양하고 수집이 플레이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수집품은 말 그대로 컬렉팅에만 쓰이는 잡동사니부터 패션, 펫까지 다양하다. 캐릭터의 레벨이 오르면 스킬 포인트가 주어지는 여타 게임과 달리 플레이어가 스킬북을 획득해야 원하는 스킬을 활성화하고 강화할 수 있는 점도 도드라져 보인다.
[그림 2] 그림 1에서 플레이 방식을 다루었다면 그림 2에서는 게임 중 만나는 콘텐츠를 구조화해보았다. 사실상 캐릭터의 레벨, 레벨 상승에 따른 요소(스탯, 어빌리티)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부분을 과금으로 메꿀 수 있다.
[그림 3] 하드 커런시인 다이아를 중심으로 주요 활동, 재화, 아이템 간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일부 다이아로 구매할 수 없는 아이템도 있었으나, 다이아는 겔더나 하르콘같은 다른 재화로 (일일 가능 수량은 한정되어 있지만) 환전할 수 있다. 따라서 겔더, 하르콘의 캐파까지 더하면 거의 모든 아이템을 다이아로 구할 수 있다. 게다가 결제 시 딸려오는 마일리지로도 다이아에 못지않을 만큼 다양한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는데 해당 아이템은 플레이어의 시간과 노력을 아껴줄 뿐만 아니라, 승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무래도 트릭스터M이 P2W(Pay to win) 게임이라는 이야기를 피해 가긴 어려울 듯하다.
1. 캐릭터
캐릭터는 트릭스터M에서 활동하는 플레이어의 분신이다.
'격투가', '복서', '주술사', '사서', '엔지니어', '고고학자', '자산가', '크리에이터' 중 1종을 선택해 생성할 수 있으며 직업에 따라 어빌리티(능력치)가 다소 다르다. 원작에서는 특정 직업이 발굴에 특화되어있어 사냥 이외의 경로로도 성장하거나 부를 축적할 수 있었는데 트릭스터M에서는 그토록 큰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1) 레벨
몬스터를 제압하거나 유물을 발견하면 경험치를 얻을 수 있고 경험치가 일정량 쌓이면 레벨이 상승한다.
2) 스탯
레벨이 높아지면 스탯이 상승하며 스탯이 높아지면 해당 스탯과 관련된 어빌리티가 향상된다.
또한, 레벨 업 시 보너스 포인트가 부여되어 직접 원하는 스탯에 포인트를 투자할 수도 있다.
- 힘: 격투가, 복서의 주요 스탯. 근거리 대미지, 근거리 명중, 근거리 치명타에 영향을 미친다.
- 민첩: 엔지니어, 고고학자의 주요 스탯. 원거리 대미지, 원거리 명중, 원거리 치명타에 영향을 미친다.
- 지혜: 주술사, 사서, 자산가, 크리에이터의 주요 스탯. 마법 대미지, 마법 명중, 마법 치명타에 영향을 미친다.
- 체력: 격투가, 자산가의 보조 스탯. 최대 HP, HP 회복 (틱), 방어력, 최대 소지 무게에 영향을 미친다.
- 기교: 복서의 보조 스탯. 공격 속도, 근거리 회피, 원거리 회피, 마법 회피에 영향을 미친다.
- 총명: 주술사, 사서, 크리에이터의 보조 스탯. 최대 MP, MP 회복(틱), 스킬 저항, 스킬 대미지 증폭, 힐 증폭에 영향을 미친다.
3) 명상 각인
명상 각인이란 사냥, 제작, 분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알테리움 용액, 알테리움 결정)을 사용해 확률적으로 캐릭터의 어빌리티를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현재 호기심, 평정심 총 2종이 공개된 상태이며 리니지2M의 정령 각인처럼 다른 명상 각인이 업데이트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왜 분해 용액이 없으면 분해를 할 수 없게 해 두었을까? 분해 용액을 유료로 판매했다면 뭐 하나라도 더 팔아보려 했나 보다 싶은데 그것도 아니다. 분해 용액은 잡화 상인에게서 겔더로 구매할 수 있으니까. 기획자의 의도를 정확히 꿰뚫긴 어렵겠지만, 개인적으로 소지 무게 및 용량에 관한 압박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아래에서도 이야기하겠지만, 트릭스터M에는 다양한 소모품이 있다. 강화 재료만 하더라도 무기 강화석부터 방어구 강화석, 장신구 강화석, 드릴 강화 부품까지 총 4종으로 구분되어 있다. (타인과 거래할 수 없는 '귀속' 속성이 붙은 강화석, 더욱 높은 효율을 자랑하는 '빛나는' 속성의 강화석까지 헤아리면 무려 총 12종) 공격력, 방어력, 각종 속도를 높여주는 버프 아이템도 여러 종류로 쪼개져있다. 오랜 시간 사냥, 발굴을 지속하려면 드릴 수리에 필요한 숫돌도 상시 지참해야 한다. 하지만 가방 슬롯은 한정되어있고 한 번에 들고 다닐 수 있는 무게가 제한되어있으며 과도한 짐을 이송하려 하면 달리지 못하거나 HP/MP를 회복(틱)할 수 없는 등 치명적인 디버프가 생긴다. 다시 말해 노티스의 손길, 경량 주문서, 최대 소지 무게 증가 펫 등 편의성 부가 상품을 결제하고 싶게끔 플레이어를 자극하는 것.
- 호기심: 명중, 모든 대미지, 무기 대미지 증폭, 스킬 대미지 증폭, 더블 확률 등 공격에 집중된 명상 각인.
- 평점심: 최대 HP, 방어력, 물약 회복량, 스킬 대미지 내성, 대미지 리덕션 등 방어와 생존에 집중된 명상 각인.
2. 스킬
스킬은 캐릭터가 구사하는 특별한 기술이다.
1) 구분
- 직업: 특정 직업만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다수이나, 일부 모든 직업이 공통적으로 이용 가능한 스킬도 있다.
- 등급: '일반', '고급', '희귀', '영웅', '전설'로 구성되어있다.
- 용법: 그때그때 사용하는 '액티브', 습득하기만 해도 어빌리티처럼 상시 반영되는 '패시브'로 구분할 수 있다.
2) 습득
트릭스터M에서는 플레이어가 스킬북을 얻고 사용하는 식으로 스킬을 배울 수 있다. 스킬북은 총 네 가지 루트로 획득할 수 있다. 바로 사냥, 제작, 거래, 과금이다.
사실 트릭스터M과 비슷한 구조를 취한 게임은 그리 드물지 않다. 마비노기만 하더라도 흔히 사용하는 마법 3종(아이스 볼트, 파이어 볼, 라이트닝 볼트)을 학교에서 판매 중인 스킬북을 읽어 습득해야 한다. 그럼에도 트릭스터M의 방향성이 많은 플레이어의 비판을 받고 있는 까닭은 아주 기초적이고 상징적인 스킬마저 스킬북으로 익혀야하기 때문이다.
마비노기는 플레이 초반 일반 공격, 디펜스, 스매시만 반복해도 게임에 적응하고 1인분을 해낼 수 있다. 또한 이 스킬들은 튜토리얼 중 자연스레 배운다. 반면 트릭스터M의 사서는 다른 플레이어의 체력을 회복시키거나 타인에게 이로운 효과를 부여하고 해로운 효과를 없애는 데 의의를 둔 캐릭터임에도 초반에 과금에 의존하지 않고 '힐'을 배우기 몹시 어렵다.
[그림 4] 좌측부터 스킬북 상점, 스킬 화면. 희귀 스킬북부터 적지 않은 겔더를 요구한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기대하며 접속한 플레이어에게 초반부터 무력감을 주고 돈, 시간 중 어떤 것을 투자할지 고민하게 한다는 점에서 썩 좋게만은 보이지 않는다. 기본적인 스킬은 캐릭터가 성장하며 자연스레 익히게끔 하거나 좋은 동료, 스승을 만나 깨우친다는 식의 내러티브를 녹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3) 레벨 업
캐릭터 레벨 업 시 주어지는 포인트를 분배하거나 스킬을 거듭 사용해 숙련도를 쌓는 식으로 스킬의 레벨을 높이는 게임과 달리 트릭스터M에서 스킬 레벨을 올리려면 해당 스킬의 스킬북을 사용해야 한다. 2) 습득에서 이야기한 고충이 반복, 심화되는 요인.
3. 장비
장비는 캐릭터가 착용하는 아이템의 총칭이다.
1) 구분
- 등급: '일반', '고급', '희귀', '영웅', '전설'로 구성되어있다.
- 부위: 장착 위치에 따라 무기, 방어구(투구, 망토, 상의, 하의, 장갑, 방패, 신발, 드릴), 장신구(부적, 목걸이, 귀고리*2, 반지*2, 팔찌*2, 벨트)로 구분할 수 있다. 부위에 따라 후술 할 강화, 연금 재료가 달라진다. 현재 방어구, 장신구 슬롯 1개가 비어있는데 새로운 파츠가 추가될 여지가 있는 듯하다.
2) 강화
강화는 장비에 강화석을 사용하여 옵션 수치를 높이는 작업이다.
- 재료: 강화 대상의 장착 위치에 따라 무기 강화석, 방어구 강화석, 장신구 강화석이 필요하다.
- 강화 내구도: 각 장비에는 강화 내구도가 존재한다. +4까지 강화할 때에는 재료만 충분하다면 무조건 강화에 성공하나(안전 강화), +4 이후부터 강화 실패 시 강화 내구도가 깎인다(불안전 강화). 거듭된 실패로 강화 내구도가 0이 된 장비는 더 이상 강화, 착용할 수 없다.
- 리페어 가루: 강화 내구도를 회복시키는 아이템. 샵에서 하르콘과 교환할 수 있다. 트릭스터M의 인터뷰 자료, 공식 가이드를 들여다보면 강화 내구도에 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장비를 파괴해 끊임없이 강화, 파밍을 유도하는 게임과 다르게 트릭스터M은 플레이어 편에서 장비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식. 물론 그런 게임보다야 덜 잔인하지만 리페어 가루의 유일한 획득처가 샵이라는 점,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점에서 정말 플레이어 친화적인 게임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한 것인지 형식적으로 자사의 타 게임과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지 혼란스러울 수 있는 부분.
[그림 5] 장비 강화 화면. 나중에는 강화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사용 시 1회에 한해 강화 내구도 하락을 막아주는 아이템, 강화 성공 확률을 높여주는 아이템, 일정 횟수에 한해 귀속을 풀어주는 아이템 같은 것도 출시하려나?
3) 연금
연금은 장비에 추가 옵션을 부여하는 작업으로 무기나 방어구 연금 시 수호석, 장신구 연금 시 정령석이 필요하다.
4. 수집
수집은 사냥, 발굴, 제작, 거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러 아이템을 소모하여 어빌리티를 높이는 작업이다.
1) 아카데미
일종의 도감. 아이템을 획득하고 등록까지 해야 슬롯이 활성화된다. 모험 중 획득한 아이템을 과제로 제출해 필요한 능력을 쌓는다는 설정이 붙어있다.
- 전공: 도감의 종류. 총 5종으로 이루어져 있다. 캐릭터 별로 지정된 전공에 걸맞은 버프, 전공 별 취득 학점에 따른 추가 버프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전공이 아닌 도감에 아이템을 채워 넣더라도 어빌리티는 상승한다. 한편 전공은 전공 변경권을 사용하여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서는 태생적으로 세공학을 전공하게 되는데 총명보다 지혜가 절실한 경우 의상학을 전공하여 플레이 타입에 맞는 버프를 받을 수 있는 것. 현실 전과에도 돈은 안 드는데 😑
- 제련학: 격투가, 복서의 추천 전공. 학과 선택 시 힘이 상승한다.
- 세공학: 주술사, 사서의 추천 전공. 학과 선택 시 총명이 상승한다.
- 기계공학: 엔지니어, 고고학자의 추천 전공. 학과 선택 시 민첩이 상승한다.
- 의상학: 자산가, 크리에이터의 추천 전공. 학과 선택 시 지혜가 상승한다.
- 특별학: 전 직업 공용 도감. 효과를 활성화하려면 특정 이벤트로만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 샵에서 한정 판매하는 아이템이 필요하다. 즉, 유저가 게임을 더욱 열심히 플레이하며 결제에도 임하도록 하는 콘텐츠.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전공처럼 어빌리티가 영구적으로 상승하는 '영구 자격증', 일정 기간 동안 혜택을 받는 '기간제 자격증'으로 나뉜다. 이 중 영구 자격증은 시간이 흐를수록 신규, 기존 플레이어 간 격차가 벌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아카데미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면밀히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학점: 도감의 완성도. 학점 취득 시 컴퍼니(길드)의 전문 기술 숙련도가 높아진다. 전문 기술 숙련도 상승 시 컴퍼니 구성원 전체가 제작 대성공 확률 증가, 최대 HP/MP 증가, 대미지 증폭 등 이로운 효과를 받는다. 수집을 개인적인 만족의 영역에서 다른 플레이어와의 유대, 그룹에서 개인이 떨치는 위상의 영역까지 연결한 것.
[그림 5] 좌측부터 아카데미, 전공, 컴퍼니 전문 기술 화면. 그랜드 오픈 후 1주일 남짓 지난 지금 트릭스터M에서는 컴퍼니 간 세력전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 그 옛날 평화롭고 동화 같던 세계는 어디에…… 😭 어찌됐든 트릭스터와 다르게 트릭스터M은 집단행동이 매우 중요한 게임이므로 학점은 포기하려야 포기할 수 없는 요소라 할 수 있다.
2) 패션
캐릭터의 외형을 변경할 수 있는 아이템. 장착 시 어빌리티가 상승하며 특별한 능력이 부여된 패션도 있다.
- 구분: 메이플스토리의 치장성 아이템이 파츠 별로 나뉘어있는 데 반해, 트릭스터M의 패션은 캐릭터의 헤어 스타일부터 신발 모양까지 결정짓기 때문에 직업 별로 나뉘어있다.
- 등급: '일반', '고급', '희귀', '영웅', '전설'로 구성되어있다.
- 소환: 패션은 '패션 소환' 아이템을 사용해 정해진 확률에 따라 획득할 수 있다. 패션 소환 아이템은 콘텐츠, 이벤트 보상으로 얻거나 샵에서 다이아 또는 겔더로 구매해야 한다. 내가 사서 캐릭터로 접속하였다면 사서의 패션만 착용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뽑기 시 사서 패션만 출현하진 않는다. 이 점이 다소 불합리해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컬렉션 완성을 위해 다른 직업의 패션도 획득해야 할뿐더러 트릭스터M은 무료 캐릭터 슬롯을 3개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3명 이상의 캐릭터를 육성하고 싶다면 샵에서 '캐릭터 슬롯 개방권'을 구매해야 하며 서버 당 3회까지 구매 가능하다. 즉, 서버 별로 키울 수 있는 캐릭터는 최대 6명.) 소환 시 이용 중인 캐릭터의 패션만 등장하면 여러모로 불편이 발생할 수 있어 결정한 방향이 아닌가 한다.
- 컬렉션: 획득한 아이템을 직접 등록해주어야 하는 아카데미와 다르게 패션을 얻으면 바로 컬렉션 슬롯이 활성화되고 정해진 패션을 모두 모을 시 특별한 효과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미코', '얼음의 사서', '자연의 사서' 패션을 모두 확보하면 '책을 벗 삼은 모험' 컬렉션이 완성되며 최대 HP +100 혜택이 상시 적용된다.
- 착용: 아카데미에 등록한 아이템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지만, 패션은 획득 즉시 컬렉션 슬롯이 활성화되고 언제든 자유롭게 탈착 가능하다.
- 합성: 동일한 패션을 2회 이상 얻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기능. 등급이 같은 여분 패션 4개를 합성하여 같거나 한 단계 높은 등급의 패션을 확률적으로 획득할 수 있다.
3) 펫
캐릭터와 동행하며 다양한 혜택을 주는 동료.
- 등급: '일반', '고급', '희귀', '영웅', '전설'로 구성되어있다.
- 소환: 펫은 '펫 소환' 아이템을 사용해 정해진 확률에 따라 획득할 수 있다. 펫 소환 아이템은 콘텐츠, 이벤트 보상으로 얻거나 샵에서 다이아 또는 겔더로 구매해야 한다.
- 컬렉션: 패션처럼 펫 획득 직후 컬렉션 슬롯이 자동으로 활성화된다. 또 정해진 조합을 완성하면 특별한 효과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밍고', '아기 고양이'를 소환하는 데 성공하면 '냥기적 밍기적' 컬렉션이 완성되며 마법 대미지 +1 혜택이 상시 적용된다.
- 동행: 한 번에 한 마리의 펫만 동행 가능하다.
- 합성: 동일한 펫을 2회 이상 얻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기능. 등급이 같은 여분 펫 4마리를 합성해 같거나 한 단계 높은 등급의 펫을 확률적으로 입양할 수 있다.
[그림 6] 상단은 패션, 하단은 펫 화면. 대동소이하다.
Part4. 협동&경쟁
주인공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보물을 찾아 나선다는 세계관에 맞게 세상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친다든지,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개성 있게 꾸민다든지, 아기자기한 풍경 속에 자리한 캐릭터의 쉼터를 관리한다든지. 사냥, 발굴 이외에 무언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만 그런 거 없다.
게임에 강함이라는 단 하나의 목적만 존재하는 데다 즐길 거리, 이용 방식이 매우 한정적이라 혼자 플레이하다 보면 내가 이걸 재밌어서 하고 있는 건지, 신작을 경험해보아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하고 있는 건지 혼란스럽다.
이처럼 다소 밋밋해 보이는 트릭스터M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2위를 거머쥐게 된 배경은 좋든 나쁘든 다른 사람과 마주할 때 비로소 알게 된다.
1. PvP
트릭스터M의 지역은 크게 '안전', '일반'으로 나뉜다. 안전 지역에서는 다른 플레이어와 싸울 수 없지만, 일반 지역에서는 PK(Player killing)가 가능하다.
고가의 아이템이 드롭되는 지역을 몇몇 플레이어가 점거하고 그 지역에서 활동하려는 다른 플레이어를 PK로 내쫓기도 하는데 이를 '통제'라고 한다. 통제는 주로 리지니 시리즈, 바람의 나라, 블레이드 앤 소울 등 대규모 MMORPG에서 발생해왔는데 현재 트릭스터M에서도 꽤나 빈번하게 볼 수 있다. 엔씨소프트가 이탈 위험이 있는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고객을 트릭스터M에 머무르게 하고자 했다는 추론, 그 추정이 실현되었다는 주장이 모두 맞아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통제하거나 통제당하거나. 이 치열한 싸움은 플레이어에게 지독한 스트레스를 준다. 그러나 승리를 거둘 수만 있다면 다른 사람이 나에게 고개를 조아리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일련의 과정에서 생겨나는 긴장, 쾌감이야말로 엔씨소프트 게임의 정수인 듯하다.
- 성향치: 처음 캐릭터를 생성하면 '일반' 성향이 부여되어 있다. 이후 일반 지역에서 다른 플레이어를 공격해 사망에 이르게 하면 PK로 간주되어 성향치가 감소한다. 성향치가 지속적으로 차감될 경우, 성향이 '악의'로 변화하며 캐릭터명이 붉은색으로 표시된다. 반대로 다른 플레이어와 마찰 없이 행동할 경우, 성향이 '정의'로 변경되며 캐릭터명이 푸른색으로 표시된다.
- 페널티: 악의 성향 캐릭터가 일반 지역에서 사망하면 아이템이 사라질 확률, 소실되는 아이템의 개수가 증가한다.
- PvP북: PvP 이력이 기록되는 콘텐츠. 전투 중인 악의 캐릭터를 처치하거나 제압에 도움을 주고 획득한 PvP 포인트를 열람할 수 있다.
2. 컴퍼니
20 레벨 이상의 캐릭터가 마음이 맞는 동료와 함께 모험하며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콘텐츠. 다른 게임의 길드 개념이다.
- 레벨: 컴퍼니 구성원의 기여도가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컴퍼니 레벨이 상승한다. 컴퍼니 레벨이 높아지면 아래에 기술할 레벨 버프 등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 직급: 컴퍼니 구성원은 '사장', '실장', '팀장', '대리', '사원'으로 나뉜다.
- 혜택: 컴퍼니에서 활동함으로써 받는 이로운 효과.
- 레벨 버프: 컴퍼니 레벨에 따라 적용되는 효과. 경험치 보너스, 최대 HP/MP 상승, 발굴 깊이 상승 속도 향상, 크레이지 발굴 발동 확률 증가 등이 있다.
- 직급 버프: 직급에 맞춰 주어지는 효과. 공격력, 방어력, 최대 소지 무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 출석 보상: 컴퍼니 레벨, 인원 수가 일정 수준을 만족하면 얻을 수 있는 보상. 화면은 직급에 따라 다른 보상이 주어지는 것처럼 짜여있는데 현재 수량에만 차이가 있을 뿐, 전 직급 보상이 '컴퍼니 코인'으로 동일하다.
- 비서 펫: 사장, 실장이 상급 이상 아지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펫.
- 아지트: 겔더를 사용해 일정 기간 대여하는 컴퍼니 전용 공간.
- 텔레포트: 인근 마을로 즉시 이동할 수 있다.
- 컴퍼니 상점: 포션, 순간 이동 티켓, 무기/방어구 강화석, 장작(발굴 속도, 크레이지 발굴 발동 확률 증가 버프 아이템) 등을 컴퍼니 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은 컴퍼니 레벨이 높아질수록 다양해진다.
- 전문 기술: 1) 아카데미에서 살펴본 것처럼 아카데미 학점, 과제 수행률에 따라 개인의 '전문 기술 숙련도'가 증가한다. 그리고 컴퍼니 구성원의 전문 기술 숙련도 총합이 높아지면 컴퍼니의 '전문 기술 레벨'이 상승한다. 교육 기관에서 공부한 내용을 사회에서 활용한다는 전개로 보인다. 전문 기술 레벨이 높을수록 강력한 혜택이 활성화된다.
- 금속 가공: 개인 전공 '제련학'과 연결되는 전문 기술. 철 제작 대성공 확률과 관련이 있다.
- 보석 가공: 개인 전공 '세공학'과 연결되는 전문 기술. 보석 제작 대성공 확률, 최대 MP, 스킬 대미지와 관련이 있다.
- 기계부품 가공: 개인 전공 '기계 공학'과 연결되는 전문 기술. 기어 제작 대성공 확률과 관련이 있다.
- 옷감 가공: 개인 전공 '의상학'과 연결되는 전문 기술. 나무 제작 대성공 확률, 최대 MP, 모든 대미지와 관련이 있다.
- 적대/동맹: 다른 컴퍼니와의 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콘텐츠.
수작이라고 평가하긴 어렵지만, 퀄리티가 낮다고 할 수도 없는 게임. 깔끔하고 산뜻한 외관, 간단한 시스템이 매력적이라 취향에 맞는 분들은 빠르게 빠져들어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듯하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을 통해 엔씨소프트가 얻고자 한 바가 숨김 없이 보여 거부감이 들었고 외형을 제외한 면에서 원작과의 유사성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에 아쉬웠다.
과금 모델 확인은 다음 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