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Refinery의 [▶Attracting and Retaining Players with Collection Systems]을 발번역했다 👣 원문이 궁금하다면 바로가기를 눌러주시길!
컬렉션은 오랜 시간 다양한 게임에서 활용되어왔다. 특히 컬렉션은 그간 미드코어 RPG의 전유물로 여겨졌는데 플레이 방식이 비교적 단순한 슈팅 게임이나 캐주얼 게임을 즐기는 모바일 게이머의 관심을 모으는 데에도 이용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간 모바일 게임 시장과 게이머는 몰라보게 성숙해졌고 컬렉션도 다채로운 장르에 걸쳐 적용되었으며 한 층 깊이 있어졌다.
현재 컬렉션은 거의 모든 모바일 게임에 정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슈팅 게임에서는 치장성 아이템, 4X* 게임에서는 캐릭터나 장비, 캐주얼 게임에서는 카드나 스티커로 구성된 도감을 채우는 식으로 구현되어있다.
* Explore, Expand, Exploit, and Exterminate. 다양한 문명, 인종을 통솔하며 국가를 건설하고 경제 및 기술을 발전시키는 전략 기반 게임을 가리킨다. 대표적인 게임으로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를 들 수 있다.
따라서 지난 4년 간 미국 시장에서 컬렉션을 도입한 게임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은 그다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이런 트렌드는 매출 순위 100위권 게임에서 더욱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다. 매출 순위 100위권 게임들의 컬렉션 활용도가 21%에서 72%로 급증했으니 말이다. 즉 매출 순위 100위권에 있는 대부분의 게임에 컬렉션이 구현되어있다 할 수 있다.
2017년 2월~2021년 6월 사이 미국 iOS 시장에서 관찰한 컬렉션 시스템 열풍
우리는 왜 컬렉션을 이용해야 할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근래 대다수의 모바일 게이머가 (주로 플레이하는 게임의 장르가 미드코인지 캐주얼인지 무관하게)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 외에 더욱 심도 있고 다채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한다. 컬렉션 같은 요소는 게이머에게 성장할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을 제시함과 동시에 장기 목표 달성에 따른 정신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으며 다른 이에게 과시하는 용도로도 쓰일 수 있다.
컬렉션은 게임에 개성을 불어넣고 게이머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 입증되기도 했다. 컬렉션은 게임이 보다 많은 신규 플레이어를 끌어들이고 기존 플레이어에게 동기를 선사하며 더욱 더 많은 잠재 고객을 만들고자 할 때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어 매치 3 장르의 대표 주자인 '캔디 크러쉬 사가'와 최근 유행한 '프로젝트 메이크오버', '디즈니 이모지 블리츠'의 동기 부여 방식을 살펴보자.
캔디 크러쉬 사가, 프로젝트 메이크 오버, 디즈니 이모지 블리츠의 동기 부여 방식 비교
프로젝트 메이크오버는 보물 수집, 커스터마이징, 치장을 혁신적으로 조합해 동기를 부여하는 식으로 매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매치3 시장에서 차별화를 이루어냈다. 디즈니 이모지 블리츠는 보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도 모을 수 있게끔 해 수집욕을 자극했다.
컬렉션의 가장 좋은 점은 컬렉션을 도입하기 위해 게임을 대대적으로 수정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 컬렉션이 게임 내 주요 콘텐츠와 자연스레 연결된다는 부분일 것이다. 더불어 컬렉션은 핵심 콘텐츠 운용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수익 창출원이 될 수 있다.
최근 컬렉션의 다양성과 활용도가 증가하며 우리는 거의 모든 장르의 게임에서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다. 지금부터 최고 매출 게임이 어떻게 컬렉션을 활용하고 있는지 들여다보자.
최고의 컬렉션 사례
보드 킹스 - 스티커 앨범
독특한 캐주얼 게임 [▶ 보드 킹스]는 섬세하고 매력적인 스티커 앨범을 통해 건물 건설이라는 게임의 주요 콘텐츠를 돋보이게했다. 현재 스티커 앨범은 보드 킹스의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즐기게끔 하고 수익을 만들어내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다. 보드 킹스의 스티커 앨범에는 '시즌' 개념이 있으며 플레이어는 한정된 기간 동안 개성 있는 테마와 방대한 수집품으로 구성된 세트를 채워볼 수 있다.
보드 킹스의 스티커 앨범
시즌 별 스티커 앨범은 여러 페이지로 구성되어있으며 각 페이지에는 고유한 테마가 있다. 페이지 내 모든 스티커를 획득한 플레이어는 재화, 주사위 등을 획득할 수 있으며 앨범 전체를 완성한 경우 시즌 한정 건물과 막대한 보상을 얻게 된다.
플레이어는 주요 콘텐츠를 플레이하거나 결제를 통해 무작위의 스티커로 구성된 스티커 팩을 획득할 수 있다. 즉 스티커 앨범이 게임 내 여러 요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만약 플레이어가 시즌 내에 모든 스티커를 얻고자 한다면 많은 노력(또는 금액)이 필요하겠지만, 친구와 스티커를 주고받는 시스템도 마련되어있어 획득 난이도가 조금은 완화되었다.
픽셀 건 3D - 무기 컬렉션 갤러리
FPS 게임 [▶ 픽셀 건 3D]에는 무기 컬렉션 갤러리가 갖춰져 있다. 픽셀 건 3D의 무기 컬렉션 갤러리는 수많은 무기를 모으도록 장려하는 대신 플레이어가 좋아하고 자주 사용하는 무기를 집중적으로 수집하게끔 설계되어있으며 게임에 존재하는 모든 무기, 지금 보유 중인 무기, 아직 얻지 못한 무기, 이미 발견한 무기를 획득할 수 있는 위치를 보여주기도 한다.
픽셀 건 3D의 무기 컬렉션 갤러리
그밖에 특정 무기, 무기 세트를 수집하면 강력한 무기를 구매하는 데 필요한 특별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이 쿠폰은 플레이어가 딱히 모을 필요가 없다고 여길만한 무기까지 수집하게끔 유도한다.
마블 스트라이크 포스 - 캐릭터 컬렉션
[▶ 마블 스트라이크 포스]의 캐릭터 컬렉션만큼 RPG에 컬렉션을 잘 접목한 사례도 없을 것이다. 플레이어는 게임 플레이, 뽑기, 파편 수집을 통해 (마블 영화가 개봉하는 시점 등에) 정기적으로 출시되는 신규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다.
마블 스트라이크 포스의 캐릭터 컬렉션이 특별한 이유는 플레이어가 다양한 캐릭터를 모으고 다채로운 팀을 구성해볼 수 있도록 게임 전반에 걸친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마블 스트라이크 포스에는 플레이어가 특정 캐릭터를 활용해야 하거나 최적의 팀을 구성해야 하는 모드들이 마련되어있다. 예컨대 '에일리언 워' 모드에서는 플레이어가 방어 또는 공격을 위해 단 한 명의 캐릭터만 출전시킬 수 있다. 나아가 몇몇 캐릭터 사이에는 시너지 효과가 있는데 이 때문에 한 캐릭터만 육성하는 것보다 여러 캐릭터를 모으고 팀을 꾸려 성장시키는 게 중요하다. 게다가 일부 전설급 캐릭터를 해금하려면 특정 영웅들을 영입하고 일정 수준까지 육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엑스맨 캐릭터들을 ★5까지 성장시키면 매그니토의 잠금이 해제된다.)
위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처럼 마블 스트라이크 포스는 여러 장치를 통해 플레이어의 수집욕을 자극하고 플레이어가 광범위한 캐릭터를 모아 키우도록 하고 있다 ㅡ 이게 바로 마블 스트라이크의 성공 비결이다!
AFK 아레나 - 영구적인 컬렉션 혜택
방치형 RPG [▶ AFK 아레나] 역시 특정 캐릭터로 이루어진 팀을 만들고 팀 내 캐릭터를 더욱 강력하게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은 실로 다양한데 그중 유니온*이라고 불리는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특정 캐릭터 조합을 완성할 시 영구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콘텐츠다.
* 한국에서는 '인연'으로 번역되었다.
AFK 아레나의 유니온 시스템
유니온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관련 영웅을 영입할 시 해금되며 그 영웅을 진급시키면 더욱 뛰어난 혜택이 추가로 열리게끔 구성되어있다. 유니온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설령 사용하지 않는 캐릭터라 할지라도) 여러 캐릭터를 모으고 육성하고 싶도록 한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 치장성 아이템 컬렉션 시스템
배틀 로얄 게임 [▶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는 무기 외형부터 플레이어의 복장, 액세서리, 자동차 스킨, 배경 음악, 감정 표현, 아이콘까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치장성 아이템이 있다. 그리고 새로운 치장성 아이템은 대개 기간 한정 이벤트를 통해 제공돼 더욱 갖고 싶어지곤 한다.
치장성 아이템의 핵심은 게임 중 다른 플레이어에게 자랑하며 으스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최근 쇼룸이라는 기능을 도입했는데 플레이어는 쇼룸에서 가장 아끼는 치장성 아이템을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모든 이벤트 시즌의 치장성 아이템을 확인할 수 있는 '시즌 갤러리'는 컬렉션의 영향력을 증가시켰다. 만약 플레이어가 특정 컬렌션을 완성하면 프로필 아이콘, 테두리, 뽑기 쿠폰 등 특별한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서는 늘 여러 이벤트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각 아이템의 획득처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다른 플레이어와 수집 진행도를 비교할 수도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시즌 갤러리
만약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다양한 시스템에 대해 더욱 자세히 살펴보고 싶다면 [▶ 배틀 패스]에 대해서도 살펴보시길!
피쉬돔 - 어항 수집 및 꾸미기
우리는 앞서 몇몇 매치 3 게임들이 컬렉션을 활용해 게이머의 동기를 유발하고 게임에 매력에 더하는 모습을 살펴보았다. 위에서 소개되진 않았지만, 피쉬돔은 매치 3 게임의 기본적인 특성에 컬렉션을 더해 성공한 사례 중 하나다.
플레이어는 피쉬돔에서 어항을 꾸미기 위한 수십 종의 물고기, 장식물을 모을 수 있다. 어항을 장식품으로 가득 채우면 새로운 어항의 잠금이 해제돼 어항 자체가 독특한 수집품 같은 인상을 준다. 플레이어는 언제든 기존에 꾸민 어항을 감상할 수 있다. 물고기, 장식물은 여러 재화를 통해 구매하거나 매치 3 레벨을 달성하는 식으로 획득 가능하다.
피쉬돔의 수집 및 꾸미기
또 피쉬돔에서는 기간제 이벤트가 개최되곤 한다. 플레이어는 이벤트에 참여해 획득한 재화로 특별한 물고기, 동물, 장식물을 구매할 수 있으며 이벤트 전용 어항을 가득 채우면 버프 아이템, 한정 물고기가 지급된다.
기간제로 제공되는 이벤트 전용 어항과 수집품들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 - 다른 플레이어에게 수집물 과시하기
레이싱 게임 [▶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이하 '카러플')]은 이른바 '중국풍 마리오 카트'라고 할 수 있는데 단순히 플레이어가 차나 캐릭터를 모으게 하는 데에서 나아가 게임 내 다양한 모드를 통해 다채로운 치장성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또 카러플에는 다른 플레이어에게 여러 수집품, 업적을 자랑할 수 있는 공간인 '차고'도 마련되어있다. 다른 이에게 내가 획득 및 달성한 것들을 보여주는 사회적 기능은 플레이어가 더욱 열성적으로 컬렉션 시스템을 이용하게끔 한다.
카러플의 컬렉션과 차고
완벽한 컬렉션을 만들기 위한 기초 지식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컬렉션은 믿기지 않을 만큼 다재다능한 도구다. 장르를 불문하고 게임 고유의 색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플레이어의 참여도, 충성도를 높이는 데다 플레이어 친화적인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글이네요. 하지만 너무 길어 읽진 않았습니다." 하실 분들을 위해 잘 구현된 컬렉션에 대해 살펴본 내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수집 가능한 콘텐츠는 가치 있어야 한다. 가치 있는 품목이란 게임 플레이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것, 외형이 매력적인 것, 희소성이 있는 것 등 뜻한다.
- 희귀도에 여러 등급을 두어 플레이어가 수집품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플레이어가 자신의 수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주고 이미 보유 중인 것, 현재 모을 수 있는 것과 획득 방법, 아직 얻지 못한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수집을 완료한 플레이어에게 적절한 보상을 지급해 수집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 다른 플레이어에게 컬렉션을 자랑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 추가적인 시너지 효과를 얻으려면 컬렉션, 기간 한정 이벤트를 연결하는 방안을 고려해봄직 하다.
마지막으로 이 글에서 소개되진 않았지만, 수 백 개의 다른 훌륭한 컬렉션 사례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컬렉션을 더욱 깊이 있게 파고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GameRefinery가 제공하는 [▶ 구현 사례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다. 구현 사례 도구에는 전 장르의 다양한 게임이 컬렉션을 도입한 방법에 대해 조사할 수 있다.
번역 후기
나는 요 며칠 제2의 나라를 열심히 플레이하고 있다. 얼른 리뷰도 하고 싶은데 생업에 치여 엔드 콘텐츠를 해금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
많은 분이 제2의 나라의 가장 큰 특징을 감성적인 지브리 스튜디오풍 카툰 랜더링 그래픽, 마음을 울리는 히사이시 조의 배경 음악,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라 해도 손색없을 만한 연출이라고 이야기하고 계신다. 나도 동의한다.
그런데 게임을 플레이하면 할수록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요소의 비중은 줄어들고 도감, 업적이 강조되기 시작한다. 내 가방을 스치듯 지나간 아이템 하나, 아무 생각 없이 한 행동 하나까지 기록하고 짚어주는데 조선시대 사관이 따로 없다.
제2의 나라뿐만 아니라 [▶ [게임 리뷰] 트릭스터M - 콘텐츠편]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본 트릭스터M도 게임의 큰 두 가지 축인 사냥, 발굴 중 발굴의 전리품 대부분을 수집물로 정의했다.
지금은 바야흐로 게임에 수집 요소가 없으면 이상할 지경인 시대이고 수집이 메인 콘텐츠의 자리까지 넘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은 왜 그토록 많은 게임이 수집에 집착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단서라 할 수 있다.
이 글에 등장한 몇몇 예시처럼 플레이어가 시간, 노력을 들인다면 모든 수집품을 모을 수 있는 게임만 있는 건 아니다.
많은 게임에서 컬렉션을 완성하려면 결제 후 뽑기에 임해야 한다. 리니지2M, 트릭스터M, 파이브스타즈 등 일부 게임은 통화로 수집품을 즉시 구매할 수 있도록 해두기도 했다.
혹자는 작금의 상황을 보고 게임사가 돈에 눈이 멀었다고 탄식하기도 한다. 물론 플레이어가 스트레스를 받을 만큼 과도한 과금 유도가 이루어진 건 바람직하지 않겠으나, 회사도 게임을 개발하는 데 들어간 금액과 유지에 필요한 금액을 확보해야 하니 적절한 지점을 찾는 게 참 어려워 보인다.
기획, 서비스에 정답은 없다. 수집 콘텐츠라고 무조건 지루하거나 비도덕적인 게 아니며 이를 과금에 직간접적으로 이용한다 해도 덮어놓고 비난할 생각은 없다. 오히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잘만 활용하면 회사, 게이머에게 모두 이로울 수 있고.
정답은 없지만, 정도는 있다. 게임의 본질은 플레이어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다. 사명을 잃은 게임에 반짝 매출은 있을지언정 플레이어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 장기적 수익성, 미디어 믹스의 잠재성은 없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게임성, 수익화의 '선'에 대해 끊임없이 반추하고 다양한 사례를 접하며 게이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겠다.
……그건 그렇고 몇몇 사례는 콤프가챠에 해당하지 않나?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