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ㅣ 시뮬레이션
출시 ㅣ 2021/06/17(목)
개발 ㅣ Shanghai Zorro Network Technology Co. Ltd.
유통 ㅣ 게임펍
플랫폼 ㅣ 모바일(iOS, AOS)
플레이 후기 ㅣ ★★★☆ (7.0/10.0)
Part 1. 들어가며
'슬기로운 숲 속 생활, 1인 1숲 라이프의 시작'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시뮬레이션 게임. 어느 무더운 여름날, 도시 생활에 지친 주인공이 한적한 시골로 내려가 할머니가 남겨주신 집, 텃밭을 가꾸고 이웃과 교류하며 살아가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언뜻 일본 게임인가 싶지만, 중국 게임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2011)', '언어의 정원(2013)' 등 여러 창작물에서 일본의 여름은 유독 청량하고 낭만적으로 묘사되는데 모객 및 이미지 메이킹에서 그 덕을 보고자 한 듯. 기본 더빙이 일본어로 되어있고 등장인물의 복식부터 건물 외관, 가구, 소품, 요리까지 일본풍이다.
이런 마이리틀포레스트(이하 '마리포')의 노력은 꽤 괜찮은 결과로 이어졌다. 출시 전 프로모션에서 보여주었던 것보다 실제 게임 퀄리티가 떨어져 소위 '양산형' 게임 같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특유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업계 성수기를 맞아 대작이 쏟아져 나오던 시기 출시되었음에도 인기 차트 최상단에 잠시나마 얼굴을 비치기도 했으며 서비스 시작 후 2개월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도 80위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Part 2. 총평
숨 가쁘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느긋함을 찾고자 한다면 권하고 싶은 게임. 푸르른 숲으로 둘러싸인 집, 무엇이든 키울 수 있는 텃밭, 귀여운 반려동물, 친절한 이웃이 플레이어를 기다리고 있는 힐링물.
그러나 아주 강력하게 추천하진 않는데 무엇보다 최적화가 부족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갤럭시 S10 기준 10분 이상 플레이 시 발열이 극심했고 프랍이 많은 지역으로 이동하면 프레임 드롭이 발생해 게임을 이용하기 어려웠다.
한글과도 미진해 보인다. 어색한 표현은 기본이요, 맞춤법 오류가 넘쳐난다. 글자가 제 영역을 빠져나오는 일도 부지기수. 샤이닝 니키 사태가 발생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동일한 요리를 해외에서는 파오차이, 한국에서는 김치로 번역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후 한국 한정으로 김치 아이템 툴 팁에 '한국의 전통 음식'이라는 설명이 붙긴 하였으나, 근본적인 해결이라고 볼 수 없다. 현지화 과정에서 고객의 상황과 감성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칫 불매 운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우를 범했다는 점이 무척 아쉽다.
Part 3. 게임 플레이
1. 룩 앤 필
마리포의 알파이자 오메가. 카툰랜더링 기법으로 그려낸 시골 마을은 마비노기 속 티르코네일을 연상케 한다. 검은사막 모바일, 트라하, 오딘 : 발할라 라이징 등 '탈 모바일급' 그래픽을 자랑하는 타이틀에 익숙해진 게이머에겐 다소 시대착오적으로 보일 수 있겠으나, 나름의 맛을 잘 살리지 않았나 싶다.
[그림 1] 단순한 모델링, 투박한 텍스쳐, 어딘가 어설픈 모션이 옛날 게임 같다는 느낌을 주지만, 동시에 정겹고 편안하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본 듯한 시골집, 텃밭 너머로 보이는 바다, 애교 넘치는 고양이까지!
2. 플로우 차트
이렇다 할 정답이 없는 게임. 메인 퀘스트를 통해 적응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나면 농사, 채집, 채광, 벌목, 낚시 등 원하는 콘텐츠를 자유로이 즐길 수 있다.
간단하지만 알찬 튜토리얼과 자유도를 해치지 않는 수준의 퀘스트가 제공되는 점, 자연에서 재료를 모아 쓸모 있는 물건을 제작할 수 있는 점, 현실을 방불케 하는 노동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야생의 땅 : 듀랑고와 비슷한 면도 있다. 물론 한쪽은 자발적으로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 내려와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는 것, 다른 한쪽은 정체불명의 사고에 휘말려 가진 것 하나 없이 거대 공룡이 살아 숨 쉬는 곳에 떨어지고 개척자로서의 인생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 상황이 심히 다르긴 하지만… 😅
[그림 2] 게임 전체 구성 및 흐름
3. 코어 루프
꿈같은 시골 생활을 꿈꾸며 마을에 도착한 플레이어가 가장 먼저 접하는 건 허물어져가는 집. 이 집은 할머니가 플레이어에게 남겨주신 것이지만, 너무 오래 방치되어 여기저기 보수해야 한다.
주요 퀘스트를 따라가며 생산, 제작, 사육에 임하고 포레스트(계정) 레벨을 높이면 새로운 기능이 잠금 해제되고 여러 보상을 획득할 수 있어 집 재건에 도움이 된다. 또 생산, 제작, 사육을 반복하다 보면 다양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이 지식을 활용하여 만든 장비와 장신구를 착용하거나 요리를 섭취하면 다양한 환경(추위, 더위, 어둠 등)에 더욱 잘 적응할 수 있다.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에서는 보다 희귀한 재료를 얻을 수 있고 해당 재료는 판매하거나 진귀한 가구, 의상, 요리로 가공 가능하다. 이렇게 모은 재화, 재료, 완제품을 납품하면 집 레벨이 상승한다. 집 레벨이 높아지면 주요 퀘스트가 추가로 전개되며 생산, 제작, 사육할 수 있는 대상이 늘어고 이러한 순환이 반복되는 식.
- 농업지식: 재배 및 수확 시 레벨 업. n% 확률로 일부 농작물이 슈퍼 농작물로 변형.
- 임업지식: 벌목 및 채집 시 레벨 업. 벌목 공격력 n% 증가.
- 광업지식: 채광 시 레벨 업. 채광 공격력 n% 증가.
- 어업지식: 낚시 시 레벨 업. 물고기 왕을 제외한 어류 판매가 n% 증가.
- 동물지식: 사육 시 레벨 업. n% 확률로 추가 아이템 1개 생산.
- 목공지식: 가구 제작 시 레벨 업. 제작 시간 n% 감소.
- 재봉지식: 옷 제작 시 레벨 업. 제작 시간 n% 감소.
- 요리지식: 요리 시 레벨 업. 요리 판매가 n% 증가.
[그림 3] 주요 보상 및 사용처
Part 4. 주요 콘텐츠
1. 퀘스트
- 임무: 플레이어가 게임에 적응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감상하기 위해 완수해야 하는 과제. 메인(주요 스토리), 서브(기타 스토리), 작업(생산, 제작, 사육 관련)으로 구분 가능하다.
- 업적: 특정 조건 만족 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 달성한 업적 수가 많아지면 업적 레벨이 상승하며 업적 레벨에 따른 보상도 수령 가능하다.
- 활약: 매일 접속, 친구 집 방문, 생산/제작/사육 활동을 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 오늘 활약 점수가 쌓이면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오늘 활약 점수의 합산값인 주간 활약 점수 보상도 제공된다. 임무가 플레이어의 정착을 돕고 업적이 장기적인 목표를 제공한다면 활약은 매일, 매주 해야 하는 일을 정해줌으로써 임무와 업적 사이의 빈자리를 채우고 리텐션을 유지하는 장치라 할 수 있다.
- 수확의 계절: 시즌 패스. 정해진 기간 동안 과제를 수행할 시 수확의 계절 포인트를 얻을 수 있고 수확의 계절 포인트가 일정량 누적되면 수확의 계절 레벨이 상승한다. 달성한 수확의 계절 레벨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 과일의 계절: 모든 플레이어에게 제공되는 무료 서비스.
- 황금 혜택: 유료 상품인 '진급 카드'를 구매할 시 해금되는 서비스. 수확의 계절 레벨 달성 시, 레벨 별 과일의 계절 보상뿐만 아니라 황금 혜택 전용 보상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 진급 카드: 구매 즉시 황금 혜택이 잠금 해제되고 진급 카드 선물(5,000 골드 + 소원부적(소)* 5개 + 행운소원부적** 3개)이 증정되며 수확의 계절 레벨이 10 상승한다. 고급 진급 카드로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 소원부적(소): 행운 뽑기를 1회 이용할 수 있다. 확률에 따라 의상, 가구, 소모품, 제작 재료를 획득할 수 있고 시즌 특별 아이템은 출연하지 않는다. 높은 퀄리티, 유니크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시즌 특별 아이템은 유료 재화인 다이아로만 뽑을 수 있으며 주기적으로 테마가 교체되어 매출을 발생시키는 구조.
** 행운소원부적: 행운 뽑기를 1회 이용할 수 있으며 소원부적(소) 이용 시와 달리, 레어 등급 이상 아이템만 등장한다. - 고급 진급 카드: 구매 즉시 황금 혜택이 잠금 해제되고 고급 진급 카드 선물(30,000골드 + 소원부적(소) 20개 + 행운소원부적 10개)이 증정되며 수확의 계절 레벨이 25 상승한다.
- 가을 골드: 수확의 계절 보상 중 하나로 의상, 가구, 소모품과 교환할 수 있는 재화. 똑같이 진급 카드를 산 플레이어라도 선호하는 아이템은 각기 다른데 플레이어가 원하는 보상을 직접 택할 수 있게 해 구매 만족도를 높인 점이 인상적이다. 또 자전거, 시즌 특별 가구 등 인기 있는 아이템은 수확의 계절 레벨이 일정 수준 이상일 시 교환할 수 있게 하여 게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싶게끔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참고로 시즌이 종료되면 수확의 계절 레벨과 경험치는 초기화되지만, 가을 골드는 사라지지 않고 유지된다. 즉, 이전 시즌 보상이 만족스럽지 않았거나 가을 골드가 애매하게 남아있는 경우, 다음 시즌 진급 카드를 구매해 새로운 보상을 얻고 싶게끔 한 것. 만약 거래소 시스템이 있는 게임이라면 가을 골드가 지나치게 적재되어 발생할 수 있는 이슈를 고민해야 하겠으나, 마리포는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지 않고 가을 골드와 바꿀 수 있는 아이템도 단순 치장성 아이템 또는 사용 즉시 사라져 버리는 소모품이므로 큰 부작용은 없을 듯하다.
- 진급 카드: 구매 즉시 황금 혜택이 잠금 해제되고 진급 카드 선물(5,000 골드 + 소원부적(소)* 5개 + 행운소원부적** 3개)이 증정되며 수확의 계절 레벨이 10 상승한다. 고급 진급 카드로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그림 4] 수확의 계절 보상, 임무, 교환 화면.
2. 생활
- 생산(농사, 채집, 채광, 벌목, 낚시, 사육): 자연을 탐험하며 농작물, 나무 열매, 광석, 목재, 생선 등 제작 재료를 획득한다.
- 제작(목공, 주조, 가공, 재봉, 요리): 생산 활동 중 얻은 재료로 가구, 의상, 요리 등을 만든다.
- 사육: 가축을 돌보며 제작 재료를 획득하거나 곤충을 채집해 곤충 대전에 참여한다.
3. 수집
- 도감: 제작 재료, 도구, 가구, 탈 것, 의상 등을 획득해 빈칸을 채워가는 콘텐츠. 특정 조합을 완성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 칭호: 생산 활동 숙련도 달성 등 특정 조건 만족 시 칭호를 받을 수 있는 콘텐츠. 획득한 칭호는 캐릭터명 옆에 보여줄 수 있다.
- 일기: 특정 퀘스트를 수행하거나 생활 활동을 통해 달성도를 높이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 진행 불가/진행 가능/진행 중/진행 완료로 상태만 달라지는 퀘스트와 달리, 해금 시 일러스트가 추가되고 달성도에 따라 다이얼로그가 추가되는 등 수집의 측면을 갖추고 있다.
- 주민: 마을에서 만나볼 수 있는 NPC의 총칭.
- 이야기: 특정 조건 달성 시 해금되는 콘텐츠. NPC들 사이의 에피소드를 엿보고 이야기 완성도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다.
- 호감도: NPC에게 선물을 건네며 친분을 쌓는 콘텐츠. 호감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보상을 받을 수 있고 특별 음성이 잠금 해제된다. 호감도라는 개념은 게임 콘텐츠를 다양화할 뿐만 아니라, 과금 모델(선물용 아이템)의 기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마리포의 호감도 보상이 NPC와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싶을 만큼 가치 있지 않은 데다 NPC의 매력도도 높다고 하기 어려워 다소 애매한 상태인 듯.
- 고양이: 사료 그릇에 먹이를 채워 넣고 찾아오는 고양이와 교감하는 콘텐츠. 무작위로 찾아온 고양이가 집고양이인 경우, 친밀도가 일정 수준 이상일 시 입양 가능하다. 입양한 고양이는 나의 집에 머물러 언제든 보살필 수 있으며 모자, 목걸이, 상의를 입혀 꾸며줄 수 있다. 단장한 고양이는 비정기적으로 개최되는 '고양이 뽐내기 대회'에 출전시킬 수도 있다.
- 폰테마: 햄버거 버튼 터치 시 메인 메뉴가 게임 화면 일부를 덮는 게임들과 달리, 마리포에서 휴대폰 버튼을 누르면 휴대전화처럼 생긴 메인 메뉴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메인 메뉴의 프레임과 바탕이라 할 수 있는 휴대 전화 디자인, 배경 화면은 골드로 구매 가능하다.
[그림 5] 좌측부터 일기 1뎁스, 2뎁스 화면. 일기 해금 조건 달성 시, 1뎁스 빈 공간에 세피아빛 일러스트가 생겨나며 2뎁스에서 세부 과제를 확인할 수 있다. 2뎁스의 세부 과제를 완료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고 간혹 추가 다이얼로그(붉은색으로 쓰인 텍스트)가 생겨난다. 모든 세부 과제를 달성할 시, 일러스트가 컬러로 변화한다.
[그림 6] 별 의미는 없고 귀여운 구름이 보고 가세요 🥰
4. 소셜
- 친구: 다른 플레이어와 친분을 맺는 콘텐츠. 친구가 되면 서로의 집에 놀러 가 댓글과 선물을 남기거나 잡초 제거, 목장 관리 등을 대신해줄 수 있으며 상대방의 농작물을 서리할 수도 있다. 왜……? 🙄 교류가 계속되면 친밀도가 상승하고 보상도 획득 가능하다.
- 길드: 여러 플레이어와 협력해 임무를 달성하고 보상을 받는 콘텐츠. 아이템을 십시일반 기부해 목표량 달성 시 길드 코인, 길드 경험을 얻는다.
- 길드 코인: '길드 교환' 탭에서 씨앗, 음식, 도구 등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아이템과 교환할 수 있다.
- 길드 경험: 길드 경험이 일정량 쌓이면 길드 레벨이 높아진다. 길드 레벨이 상승하면 길드 임무가 어려워지지만, 완수 시 보다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잿빛 빌딩 숲, 각박한 현실과 대비되는 푸르른 시골에서의 삶이 게이머를 잡아끄는 게임. 평온한 시뮬레이션 게임을 선호하거나 일본의 청춘물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플레이해볼 만하다.
하지만 아이템 생산부터 제작까지 모두 플레이어의 손을 타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는 중에도 노동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또 생산, 제작 가능한 아이템이 다채롭지 않아 집과 캐릭터에 개성을 불어넣는 데에 한계가 있다. 만약 집, 캐릭터를 개성 있게 꾸몄다 할지라도 과시할 수 있는 채널이 매우 한정적이다.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콘솔 타이틀처럼 플레이어 홀로 노력을 쏟고 스스로 만족하는 게임에 그칠 듯.
팜 게임처럼 자동 생산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무언갈 만들어내는 것이 마리포의 아이덴티티라면 뿌리는 고수하되, 해당 활동에 대한 만족도가 극대화될 수 있는 방향(선택적 편의 기능 제공(예. 반자동 파종기, 트랙터 등), 제작 가능한 아이템 다양화, 소셜 요소 강화(예. 생산/제작/사육 분야 별 랭킹 제공, 익스테리어/인테리어/패션 콘테스트 개최, 길드 레벨에 따른 인원 증가 및 경쟁 콘텐츠 도입 등))의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 편에 계속!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