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잡기인지 게임 리뷰인지 애매하지만 일단 리뷰 카테고리로!
링 피트 어드벤처(이하 '링 피트')를 시작한 지 어느덧 한 달 가까이 지났다.
빅뱅이론 속 너드들이 땀 좀 흘려야겠다며 닌텐도 Wii를 킬 때 낄낄거리며 웃던 내가 가상 세계에서 운동을 하다니 😂
[그림 1] 레벨 100을 향해!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대유행으로 인해 내가 재직 중인 회사를 포함해 여러 기업이 재택근무에 돌입한 바 있다. 그리고 최근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며 순환 출근을 하다 다시금 전면 재택 체제로 전환되었다.
오랜만에 출근해 선배님들과 대화를 나누었을 때, 재택근무 기간 너도 나도 살이 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내 몸은 요 근래 8kg 가까이 무거워졌고 살기 위해 링 피트를 시작했다고 하니 효과가 있었냐 물으시더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링 피트의 운동 효과는 꽤 탁월한 편이다. 아래는 간단 후기.
좋은 점
- 링 피트의 '어드벤처' 모드는 여러 월드로 나뉘어있고 월드는 십여 가지 스테이지로 쪼개져있다. 플레이어는 이 스테이지를 차근차근 격파해나가야 한다. RPG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친숙할 만한 구조. 각 월드, 스테이지마다 다양한 스토리와 퀘스트가 녹아있어 약간 유지할지언정 지루할 틈은 없다.
- 나이, 성별, 운동 습관에 따라 운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나같은 집순이에게 급격한 운동은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몹시 고마웠던 부분.
- 운동 중 "정말 최고야." "대단해." 같은 감탄사가 상당히 자주 들린다. 요즘 세상이 칭찬에 얼마나 인색하던가. 그 와중에 들려오는 격려는 큰 힘이 된다.
- 모험 중 다채로운 미니 게임이 등장해 분위기를 환기해준다. 또 어드벤처에 진득하게 집중하기 어려운 날, 좋아하는 미니 게임이나 선호하는 운동을 골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전용 모드를 제공한다.
- 어드벤처 마무리 시 그날 했던 운동 종류, 횟수, 소모 칼로리 등을 알려주고 최근 기록을 언제든 열람할 수 있다. 내겐 뿌듯함을 주는 요소 정도였는데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하시는 분들껜 좋은 참고 자료가 될 듯하다.
- 운동 전 스트레칭은 매번 동일하지만, 운동 후 스트레칭은 그날 플레이어가 단련한 부위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내가 코어 운동을 많이 한 날엔 허리, 허벅지 근육을 풀어주는 동작이 나타난다. 분명 홈트인데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는 듯한 느낌!
[그림 2] 오늘 한 운동과 피트니스 도우미 미브리씨의 격한 리액션.
아쉬운 점
- 커스터마이징이 자유롭지 않다. 변경할 수 있는 항목이라곤 머리 색, 눈동자 색, 피부 색정도. 커스터마이징 폭이 더욱 넓어진다면 플레이어가 캐릭터에 보다 애착을 갖게 되지 않을까?
- 몇몇 퀘스트는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해금되는데 단서가 없거나 부족한 경우가 있다. 나처럼 '?' 표시가 화면에 남아있는 걸 못 견디는 부류에게 매우 큰 고통을 주는 부분.
- 도감 시스템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링 피트를 플레이하다 보면 다채로운 의류, 스무디를 얻을 수 있고 획득 시 도감이 활성화된다. 여타 게임에서는 도감 완성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할 시 보상이나 혜택을 주어 플레이어가 수집에 열을 올릴 수 있게 한다. 반면 링 피트의 도감은 의류 또는 스무디를 손에 넣은 적이 있다는 기록 정도로 쓰인다.
[그림 3] 조금 심심한 도감 화면.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를 개최해 다른 닌텐도 게임의 상징적인 의상, 음식을 한정 컬렉션처럼 제공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따, 딱히 내가 숨결의 용사 세트를 입어보고 싶어서 이러는 건 아니다. 😤) 온라인 대회를 열고 스테이지 빨리 돌파하기, 호버링을 활용해 가장 적은 걸음으로 골인하기, 미니게임 최고 스코어 달성하기 등으로 승부를 가려 특별 보상을 주어도 좋고.
디테일에서 개선할 만한 점이 보이지만, 플레이어가 즐겁게 몸을 움직이도록 돕고 보람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는 타이틀.
설렁설렁 플레이했기 때문에 감량의 기쁨까지 누리진 못했으나, 덕분에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운동을 할 수 있었다. 목, 허리의 뻐근함도 많이 나아졌다.
100일 후기도 올릴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