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사경인 회계사는 교보문고의 '2021 재테크 랜선특강' 프로젝트에도 출연했다. [▶ 랜선특강 LIVE]
저자 ㅣ 사경인
출판사 ㅣ 베가북스
출간일 ㅣ 2020/01/10(금)
후기 ㅣ ★★★★☆ (9.0/10.0)
Part 1. 들어가며
시니어분들이 보면 코웃음 치시겠지만, 나는 은퇴에 대한 고민을 제법 진지하게 하고 있다. 당장 퇴사하겠다는 게 아니라, 숨 넘어가기 직전까지 게임 회사에 다니는 건 불가능할 거란 뜻이다. 업계 특성상 다른 곳에 비해 정년이 짧기도 하고 언제 예기지 못한 상황 생길지 모르니 직장에서 하는 일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 따박따박 들어오던 수입이 사라져도 거뜬할 만큼 돈을 모아둬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내 능력치를 되돌아봤다. 먼저 그림을 조금 그리는데 어디까지나 아마추어 수준이다. 영상 편집도 제법 깔끔하게 하지만 부업으로 하자니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다. 또 본업 삼기엔 시장에 능력 있는 분이 너무 많아 넉넉한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울 듯하다. 업계 지망생분들 카운셀링은 먼 훗날 해봄직 하지만, 지금은 내 코가 석자 😅
당장 새 일을 할 수 없다면 빠져나가는 돈을 관리하자 싶어 예금, 적금을 다시 살펴보니 이율이 너무 처참하더라. 그래서 은행 이자보다만 더 벌자 하는 마음으로 주식에 손을 대는 중이다.
그리고 최근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한다며 친구로부터 주식 스터디 그룹을 소개 받았다. 비록 금전운은 없지만, 인복은 분에 넘침에 감사를!
본격적인 합류에 앞서 자랑스럽진 못해도 창피하지 않은 친구가 되기 위해 가볍게 읽고 책장에 고이 놓아두었던 이 책을 다시 한번 정독했다.
Part 2. 총평
재무 포기자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재무제표 책. 투자자 입장에서 알아야하는 이야기만 쏙쏙 담겨있다.
나는 대학교에서 경영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졸업 최우등생이었을 만큼 학점도 썩 괜찮은 편이었다. 그런 내가 'GG' 선언한 과목이 있었으니 재무관리였다.
학생 때 재무관리가 유독 어려웠던 이유는 내용에 하나도 공감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증자니 감자니 외우란 대로 외웠는데 이게 나랑 무슨 상관이며 그래서 증자, 감자 시 내 주머니 사정이 어떻게 변한다는 건지 도통 알 수 없더라.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하지 마라'는 이런 투자자의 입장에서 쓰인 책이다. 예를 들어 전공 서적이 "증자란 기업이 자본금을 늘리기 위해 주식을 추가 발생하는 것이다."라고 한다면 본서는 "증자로 인해 주식의 수가 증가했으므로 1주 당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에게는 단기적으로 악재일 수 있으나, 자본금이 신규 사업 유치 등에 적절히 쓰여 기업의 가치가 상승한다면 호재로 판단될 수 있다."처럼 개념과 생활을 이어주는 게 강점. 아울러 이론보다 실전을 선호하는 분들을 위한 사례도 다양하게 실려있어 내돈내산 추천드린다.
Part 3. 키워드 및 코멘트
1. 주요 개념
1) 자산, 자본, 부채
재무 공부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정겨운 개념들.
- 자산: 내 수중에 있는 돈. 자본과 부채의 합.
- 유동 자산: 1년 이내에 돈이 되는 자산.
- 비유동 자산: 돈이 되기까지 1년 이상 걸리는 자산.
- 부채: 타인에게 빌린 돈.
- 유동 부채: 1년 안에 갚아야하는 부채.
- 비유동 부채: 만기가 1년이상 남아있는 부채.
- 유동 비율: 유동 자산을 유동 부채로 나눈 것. 회사의 안정성을 판단할 때 많이 사용한다. 통상적으로 유동 비율이 150%를 넘으면 재무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며 100% 미만일 때 유동성이 위험하다고 본다. 하지만 수치가 높다고 무조건 긍정적이라 할 수 없기 때문에 (자금 재투자를 통한 이익 실현이 되고 있지 않을 수 있고 분식 회계를 통한 매출채권 부풀리기가 이루어졌을 수 있으므로) 다른 지표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 자본: 순수한 내 돈. 부채를 갚고 나면 남게 될 순자산.
- 자본금: 투자 받은 돈. 기업이 발행한 주식 액면가의 합계.
- 자본잉여금: 증자, 감자 등 자본 활동을 통해 발생한 잉여금.
- 이익잉여금: 기업 활동으로 만든 수익 중 주주에게 배당하지 않고 남아있는 금액.
- 자본 잠식: 정상적인 회사의 재무 상태는 '자본=자본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이라는 기본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때, 적자가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자본금마저 줄어들기 시작해 '자본<자본금'이 된 상태. 쉽게 말해 투자 받은 돈을 까먹기 시작한 상황이다.
[그림 1] 자본 잠식. 종종 감자로 자본금을 감소시켜 차익을 얻는 식으로 자본잠식률을 줄이는 경우가 있다. 또 재무상태가 악화된 기업이 구조조정 중 채권단의 채무를 출자전환(빌려준 돈을 주식으로 바꾸는 것)하기도 하는데 회사 입장에서는 부채가 줄고 자본이 늘어나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발핸항 신주는 발행가액이 시세보다 싸기 때문에 액면금액 이하로 거래되는 주식에는 손 대지 말 것!
2) 재무제표의 종류
삼성전자에는 수많은 계열사가 있고 삼성전자가 지분 일부 또는 전체를 보유 중인 경우도 있다. 이때, 모(母)회사인 삼성전자를 '지배기업'이라고 하고 삼성전자만의 재무제표를 작성하면 '개별재무제표'가 된다.
모회사의 지배를 받는 자(子)회사는 '종속기업'이라 하며 이를 병기한 것이 '연결재무제표'이다. 때에 따라 다르겠으나, 기본적으로 연결재무제표를 본다.
- 지배기업: 종속기업의 지분을 과반 이상 보유하여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기업. 정성적 기준을 차용할 경우, 지배기업이 50%를 초과하는 지분을 지니고 있지 않더라도 종속기업 주주의 주식 보유 현황에 따라 지배 기업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정부, 국가기관의 지배를 받는 회사라면 특정 기업이 과반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지배력이 없다고 본다.
- 종속기업: 지배기업의 지배를 받는 기업.
- 개별재무제표: 기업 별로 작성하는 재무제표.
- 연결재무제표: 지배회사가 자신과 종속회사를 하나의 경제적 실체로 보고 작성하는 재무제표.
- 지배주주순이익: 연결재무제표에서 확인해야 할 항목. 연결당기순이익은 지배기업의 이익, 종속기업의 이익을 합한 값으로 전액 지배기업의 주주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회사의 이익, 시가총액을 비교하려면 연결당기순이익이 아닌 지배주주순이익을 활용해야 한다.
3) 재무제표의 주요 항목
재무제표에서 확인 가능한 주요 항목과 항목 간 관계는 아래와 같다. 장표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은 그림 아래에 서술하겠다.
[그림 2] 재무제표 주요 항목. 실제로는 더 많고 복잡하지만!
- 계속사업손익: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이익.
- 중단사업손익: 중단하기로 한 사업 부문의 손익. 회사의 미래를 추정하는 데 포함해선 안 된다.
- 매출 채권: 회사가 아직 돌려받지 못한 대금 중, 주된 영업에서 발생한 것. (주요 영업에서 발생하지 않은 건은 '미수금'으로 분류한다.)
- 대손충당금: 회사가 돈을 빌려주거나 외상판매할 시, 못 받고 떼이는 돈이 생기는데 이를 고려해 채권의 적정가치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 참고로 하루 이틀 연체한 채권, 1년 이상 연체한 채권을 받을 확률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얼마나 오래된 채권인지 구분한 후 각각 서로 다른 대손 비율을 적용해 충당금을 구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방법을 '연령분석법'이라고 한다.
2. 회사의 숨은 의도
1) 재무 관련 관리종목 편입, 상장폐지 요건
회사는 외부감사인의 감사가 종료되기 전 투자자에게 발표되는 자료를 어떻게든 안전한 것처럼 포장하여 보여줄 수 있다. 따라서 각 요건을 상세하게 읽고 위험한 상황을 회피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요건 | 유가증권시장 | 코스닥시장 |
매출액 (지주회사는 연결기준) |
- [관리] 50억 미만 - [상폐] 2년 연속 |
- [관리] 30억 미만 - [상폐] 2년 연속 |
장기간 영업손실 | - 해당 없음 | - [관리] 최근 4사업연도 영업손실(지주회사는 연결기준) - [상폐] 5년 연속 |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 사업손실 |
- 해당 없음 | - [관리]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고 10억원 이상인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최근 3년 간 2회 이상 - [상폐] 관리종목 지정 후,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고 10억원 이상인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 손실 발생 |
자본잠식 | - [관리] 자본금 50% 이상 잠식 - [상폐] 자본금 전액 잠식 자본금 50%이상 잠식 2년 이상 |
- [관리] (A) 사업연도(반기)말 자본잠식률 50%이상 (B) 사업연도(반기)말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C) 반기보고서 제출기한 경과 후 10일 내 반기검토(감사) 보고서 미제출 또는 검토(감사)의견 부적정·의견거절·범위제한한정 - [상폐] 최근년말 완전자본잠식 |
[표 1] '장기간 영업손실' 요건을 예로 들어보자. 회사가 재무제표에서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때, 자칫 관리 항목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잠정실적 공지에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할지라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2) 주의해야 할 사례
공시된 자료를 통해 합리적인 의심을 품고 해결해가는 것이 투자의 정도다. 아래는 회사가 의도적으로 재무제표를 조정한 예이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정도만 보고 안심할 게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을 읽고 회사의 의중을 파악해서 의심이 해결되기 전까지 매수주문을 삼가야 함을 알 수 있다.
- 개별재무제표를 통한 영업이익 산정: 장기간 영업손실로 인한 관리종목 편입, 상장폐지는 개별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몇몇 기업은 자회사와의 거래를 통해 영업이익을 만들 수 있다. 이를 '특수관계자 간 거래'라 하며 왜곡 방지를 위해 주석에 별도 공시되고 있다.
- 급격한 상품 매출액 비중 증가: 회사가 직접 제조한 물건은 '제품', 회사가 만들지 않고 구매한 물건은 '상품'이라고 한다. 전년도 매출 대부분이 제품매출에서 나왔지만, 관리종목 편입 직전에 상품매출이 급격히 증가하였다면 B회사가 C회사에 바로 납품해왔던 건에 대해 A를 거치는 식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
- 밀어내기 매출: 관리종목 편입을 회피하기 위해 매출액 달성이 필요할 경우, 연말에 거래처에 가서 물건을 미리 주문해달라고 부탁하는 '밀어내기'를 할 수 있다. 대개 결제를 천천히 해도 되고 할인도 제공해주겠다는 식으로 제안하기 때문에 매출액, 매출 원가 간 차이가 줄어들고 매출 채권은 늘어난다.
3. 적정가 산정
1) 감사 보고서의 이해
감사보고서를 확인할 때에는 감사인이 따로 강조하고 싶은 사항을 적은 강조사항(구 '특기사항')을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게 좋다. 만약 '계속기업 불확실성'이라는 내용이 쓰여있다면 최대한 투자를 삼갈 것.
아울러 자주 혼동하는 내용 중 '적정', '부적정'같은 감사의견은 회사의 안정성이나 투자 시 유의해야할 부분을 표시한 게 아니라 재무제표와 재무상태가 일치하는지에 대한 의견이다.
- 적정 의견: 재무제표가 회사의 상태를 적정하게 나타내고 있음을 뜻한다.
- 부적정 의견: 감사인이 확인한 사항, 회사가 제시한 재무제표의 차이가 중요성보다 큼을 의미한다. 대개 부적정이라는 표현을 바로 사용하는 대신, '공정하게 표시하지 않고 있다.' 등으로 기재한다.
- 의견 거절: 충분한 감사증거를 수집하는 데 제한이 발생한 경우 등 감사인이 감사 대상에 대해 맞다, 틀리다 이야기할 입장이 아닐 때 제시하는 의견.
- 한정 의견: 적정 의견과 부적정 의견의 중간 정도. 감사인이 감사증거에 제약을 받는 사항이 '특히 중요'하다면 의견을 거절하지만, '중요'한 수준이 아니라면 한정의견을 제시한다.
2) 재무비율의 기초
- PER(Price Earning Ratio, 주당순이익): 주식가격÷주당순이익. 일반적으로 10~15이하인 기업을 보고 저평가되었다고 한다. 당연히 동종업계 평균 PER이 얼마인지에 따라 저평가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벤처 기업이 순간적으로 고평가 받는 것처럼 일시적인 거품일 가능성도 있고.
- PBR(Price Bookvalue Ratio, 주가순자산비율): 1주당 주가÷1주당 순자산. 보통 1 이하일 때 주가가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어 미래투자가치를 높다고 본다.
- PSR(Price Sales Ratio, 주가매출액비율): 주가÷주당매출액. 현재 주가, 기업의 수익 창출 능력을 비교하는 지표로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데 쓰인다. 매출액이 기준이므로 원가가 높은 경우에 주의해야 한다.
- PCR(Price Cashflow Ratio, 주가현금흐름비율): 주가÷주당현금흐름. 높을 수록 투가 자치가 높다. 현금 흐름이란 장부상 기록된 순이익이 아니라, 기업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을 의미한다. 따라서 동종 업계 주식 간 평가 수준을 비교할 때 용이하다. 단기적인 현금조달능력과 채무상환능력을 가늠하기 좋지만, 장기적인 현금 흐름 파악에는 어려움이 있다.
3) 주식 가치 추정 (S-RIM (Residual Income Model, 잔여이익모델))
아래는 저자가 제안한 기업 가치 추정 모델이다.
[그림 3] 그림에서의 '자산가치'는 엄밀히 따지면 자본가치에 가깝겠으나, 일반적인 표현을 따랐다고 한다. 위처럼 구한 기업가치를 주식 수로 나눠 주당 가치를 산정할 수 있다.
- ROE(Return On Equity, 자기가본순이익률): 당기순이익÷자기자본. (지배기업의 경우 지배주주순이익÷지배주주지분.) 애널리스트가 컨센셔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ROE 변화는 아래와 같이 예측한다.
- 3~4년 간 상승 또는 하락 추세가 관찰되는 경우: 마지막 값을 예측치로 사용
- 특별한 추세 없이 상승, 하락이 교차하는 경우: 최근값을 중심으로 가중평균 활용
- Ke(주주의 요구 수익률): 일반적으로 CAMP(Capital Asset Pricing Model, 자본자산 가격졀정모형)를 활용한다. CAMP에서 주주의 요구 수익률은 무위험이자율+당해 주식의 베타X(시장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무위험이자율이다.
하지만 공식이 모든 투자자의 상황을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안은 투자자인 '나'의 요구수익률을 사용하는 것이다. 스스로 어떤 기준을 잡을지 알기 어렵다면 [▶ 한국신용평가]에서 제공하는 회사채의 등급별 금리 스프레드를 참고할 수 있다. 대개 BBB-까지를 투자 등급, 그 이하를 투기 등급으로 보기 때문에 저자는 BBB-를 활용 중이다.
- 무위험이자율: 위험이 없는 자산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일반적으로 5년 국채 수익률을 쓴다)
- 베타: HTS에서 회사의 베타를 확인할 수 있다.
- 시장 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 일반적으로 코스피 수익률을 사용한다.
- 초과이익 지속시간: RIM은 회사가 영원히 초과이익을 낸다 가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다소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 회사의 초과이익이 감소한다고 할 때, 초과이익이 지속되는 정도를 계수 ω라 할 시 다음처럼 표현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투자는 다음처럼 진행한다.
- 초과이익 지속(ω=1): 매도 가격으로 본다.
- 초과이익 10% 감소(ω=0.9): 적정 가격으로 본다.
- 초과이익 20% 감소(ω=0.8): 매수 가격으로 본다.
이른 시일 내에 실제 기업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케이스 스터디를 해볼 예정이다.
물론 그 전에 밀린 게임 리뷰부터 마무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