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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게임 리뷰

[게임 리뷰] Baldur's Gate 3

by PARK JAE 2024. 4. 4.
728x90

 

구분 상세
장르 턴제 RPG
출시 2023/08/03(수)
개발 라리안 스튜디오
유통 라리안 스튜디오
플랫폼 PC, PS5, Xbox
심의 등급 청소년 이용불가
주요 성적 1,000만장 판매[각주:1]
평점 ❤️❤️❤️❤️❤️ (5/5)
요약 ☀️ 극한의 자유도
☀️ 전략, 수집, 퍼즐의 조화
☀️ 개성과 현실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하이퀄리티 그래픽
☀️ 몰입감을 더하는 풀 보이스 더빙, 모션 캡처
🌧️ 빌드 완성 이후의 볼륨 부족

 

들어가며


내 인생 드라마는 <빅뱅이론>이다. 자신의 분야에서는 그 누구보다 뛰어나지만, 다른 부분에선 나사가 한 개씩 빠져있는 캐릭터들이 모여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는 게 좋았다. 끝내 각자의 결점을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과정도 감동적이었다.
<빅뱅이론> 속 캐릭터들은 종종 TRPG를 즐기곤 했다. 그때부터였다. 언젠가 나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카드, 주사위를 손에 쥐고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TRPG는 메이저한 취미가 아니었기 때문에 플레이할 장소와 사람을 찾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빅뱅이론>의 한 장면.

 

그래서 저명한 TRPG <던전 앤 드래곤>의 세계관과 규칙을 차용한 PC 게임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의 신작이 출시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뛸 듯이 기뻤다. 전투 방식으로 인한 호불호가 따른다는 평도 있었으나 턴제? 오히려 좋아 🥹

 

총평


완벽에 가깝게 구현해 낸 페이룬 대륙의 삶.

 

<발더스 게이트 3>에서 플레이어는 ①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이야기에 몸을 싣는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② 경험치를 쌓고 레벨을 높이며 ③ 새로운 재능, 스킬을 깨닫거나 아이템을 획득하여 캐릭터의 콘셉트에 부합하면서도 효과적인 조합을 찾아간다. 이윽고 플레이어가 완성한 빌드로 ④ 세계를 구원하거나 무릎 꿇리며 게임은 끝을 맺는다.
이렇게만 보면 다른 RPG와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지는 <발더스 게이트 3>가 특별한 이유는 문자 그대로 미친 자유도에 있다.


여타 RPG를 플레이하다 보면 일방향으로 흘러가는 영웅담을 진전시키기 위해 수많은 퀘스트를 떠안게 되곤 한다. 그 퀘스트들은 대개 선량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정해진 방법으로 완료해야 한다. 이를테면 마을에 위협이 되는 마물을 무력으로 제압해 달라는 식이다.
반면 <발더스 게이트3>에서는 내가 퀘스트를 받을지 받지 않을지 고를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도 완료할 수 있으며 이 모든 선택이 이후의 이야기에 변화를 준다.


예컨대 1막에서 주인공 일행은 티플링[각주:2] 난민들과 조우한다. 난민들은 대악마의 농간으로 고향을 잃고 인근 도시인 발더스게이트에 가고 있었으나, 숲을 지나던 중 고블린의 습격을 받아 드루이드에게 신세를 지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드루이드가 난민을 반긴 것은 아니었으며 외지인으로부터 숲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던 터였다.
통상적인 게임이라면 ① 가엾은 난민들의 퀘스트를 받아 난민, 드루이드 사이의 오해를 풀고 고블린을 격파했을 것이다. 그런데 <발더스 게이트 3>에서는 ② 과격한 드루이드의 편을 들어 난민을 내쫓거나 ③ 고블린에게 붙어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④ 난민, 드루이드 간 내전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 결과 내가 영입할 수 있는 동료, 훗날 나를 도와줄 집단이 크게 달라진다.

 

최근 주변 게이머에게 게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를 꼽아보라고 하면 자유도 이야기가 꼭 나온다. 이때 자유도는 대개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① 공간적 자유, 지형지물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② 물리적 자유, 다양한 방식을 통해 재화와 아이템을 획득하고 사용할 수 있는 ③ 경제적 자유, 캐릭터를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는 ④ 심미적 자유를 말한다.
<발더스 게이트3>는 이 네 가지 자유에서 한 발 나아가 내가 세상에 참여하고 흐름을 변화시키는 느낌, 말하자면 '사회적 자유'를 경험하게 해 준다.

 

좋은 게임을 접할 때면 "이런 게임을 해볼 수 있다니, 참 행운이네."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발더스 게이트 3>는 반대였다. 게임 그 이상의 위대한 무언가를 만나버린 탓에 이제 웬만한 건 성에 차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불안함이 생길 지경이었다.

 

주요 특징


1. 룩 앤 필

 

1.1. 캐릭터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아름다우면서도 현실감 있는 캐릭터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과장된 신체 비율을 지닌 여성 캐릭터를 제작하지 말라고 촉구해 화제였다. 게임 속 여성 캐릭터의 비현실적인 모습이 외모지상주의, 성 고정관념, 성 상품화 등 사회의 부정적 측면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게임은 일상에서 겪기 어려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매체인 만큼 환상적인 장치들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을 차단하는 건 매체의 본연의 매력을 저하하는 일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발더스 게이트 3>의 캐릭터 콘셉트는 위 같은 논쟁의 모범 답변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다양한 종족, 체형, 피부색으로 개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모공, 주름처럼 완벽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요소를 활용하여 설득력 있으면서도 호감 가는 외형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이런 캐릭터에 풀 보이스 더빙, 모션 캡처 기술이 더해지니 몰입감이 남달라 질 수밖에.

 

🐕소리를 들었을 땐 미간에 십일 자로 힘을 빡!

 

자막이 너무 낮은 곳에 있는 점, 모드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야 자막의 위치를 변경할 수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자막을 읽는 동안 놓친 표정, 몸짓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어 공부를 더 하든지 해야지 🥲

 

1.2. 배경

다채로운 배경 콘셉트도 눈여겨볼만하다. 도시, 숲, 동굴, 늪, 종교 시설, 미지의 생명체로 가득한 지하 세계[각주:3], 저주받은 대지와 카타콤, 밀림, 하수도, 우주[각주:4] 등 실로 다양한 공간을 구현해 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1~2막을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지도를 밝혀갈 때마다 예상치 못한 장소가 튀어나와 탐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놀라운 것은 이 각양각색의 공간들이 따로 놀지 않는다는 점이다. 셀 수 없이 많은 고민, 논의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좌측 상단부터 에메랄드 숲, 노틸로이드 추락 지점, 저주받은 그림자의 땅, 웜 건널목.

 

1.3. UI/UX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캐릭터, 배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있다. 그러나 사용자 경험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보인다.
예를 들어 나는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긴 휴식과 짧은 휴식의 차이를 인지하기 어려웠고 긴 휴식을 남발한 탓에 몇 가지 이벤트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버렸다. 그리고 적을 죽이는 대신 기절시키고 싶었는데 비살상 공격 버튼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인지하기 어려웠다. 튜토리얼이 매우 짧고 간결한 데다 빠르게 사라졌기 때문이다.
게임이 마음처럼 진행되지 않는 것, 이를 통해 알아가는 것도 즐길거리라면 즐길거리인데…… 🙃 안 그래도 커스텀 캐릭터, 오리진 캐릭터, 종족, 하위 종족, 직업, 하위 직업, 배경, 능력치, 기술, 주문, 주문 슬롯, 대응 등 배워야 할 게 산더미인 초심자에겐 다소 불친절하지 않나 싶다.

 

2. 콘텐츠

 

2.1. 캐릭터 생성

RP는 RPG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그렇기에 모험을 떠나기 전, 나의 캐릭터를 설정해야 한다.

 

<발더스 게이트 3>의 캐릭터는 크게 커스텀 캐릭터, 오리진 캐릭터로 나뉜다.

커스텀 캐릭터는 하나부터 열까지 내 입맛에 맞게 만들 수 있는 캐릭터다. 온라인 RPG를 플레이해 본 게이머에게는 친숙할 듯. 게임에 나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자 하는 경우 추천한다.
오리진 캐릭터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만나게 되는 인물들로 이미 외형, 종족, 이름, 능력, 과거사 등이 정해져 있다. 콘솔 RPG를 즐겨온 게이머에게 익숙할 듯. 탄탄한 서사, 강력한 목적성을 선호하는 경우 혹은 이미 커스텀 캐릭터로 엔딩을 본 후 애착이 생긴 인물의 심리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싶은 경우 추천한다.

 

시계방향으로 오리진 캐릭터 하이 엘프 로그 아스타리온, 하프 엘프 클레릭 섀도하트, 티플링 바바리안 카를라크, 인간 위저드 게일.

 

2.1.1. 종족

<발더스 게이트 3>의 무대인 페이룬 대륙에는 다양한 종족이 살고 있다. 커스텀 캐릭터를 통해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플레이어는 엘프, 티플링, 드로우, 인간, 기스양키, 드워프, 하프 엘프, 하플링, 노움, 드래곤본, 하프 오크 중 하나의 종족을 선택할 수 있다.
각 종족은 저마다의 장기를 가지고 있다. 고귀한 혈통을 타고난 엘프는 수면 마법에 면역되고 매혹에 관한 저항력이 강하다거나, 끈질긴 생존력을 자랑하는 인간은 다른 종족보다 짐을 더 들 수 있다거나 하는 식.
한편 일부 종족은 하위 종족까지 선택해야 한다. 즉 종족이 하프 엘프라면 하이 엘프 소마법을 부릴 수 있는 하이 하프 엘프, 숲 속 은둔 생활을 통해 은신에 숙련된 우드 하프 엘프, 드로우와의 사이에서 태어나 독특한 마법 재능을 타고난 드로우 하프 엘프 중 하나를 고르게 된다.

 

2.1.2. 클래스

12가지 직업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레벨 업 과정에서 2가지 이상의 클래스를 섞어[각주:5] 운용할 수 있어 실제 선택지는 12개를 아득히 초월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캐릭터 레벨이 12일 경우 클레릭 10레벨+위저드 2레벨 루트로 아군의 공격이 실패하거나 아군이 피격당하면 해당 턴을 무효로 바꿔버릴 수 있다. 클레릭 7레벨+팔라딘 5레벨 루트는 지원, 공격에 모두 능하다.
로어한[각주:6] 측면에서도 재미있다. 클레릭 7레벨+로그 5레벨 루트로 어둠의 여신 숭배자 콘셉트를 잡는다든가, 팔라딘 11레벨+워락1레벨 루트로 악마의 꼬임에 넘어간 성기사 콘셉트를 잡는다든가.

 

2회차는 소서러 7레벨+클레릭 5레벨을 목표로 달려가는 중. 레벨 상승 창 우측 상단의 무기 모양 버튼을 눌러 지금과 다른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다.

 

2.1.3. 배경

11가지 출신 성분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출신 성분에 따라 2가지 스킬에 숙련 보너스를 받고 특정 이벤트를 통해 영감을[각주:7] 받는다.
일례로 배경이 군인이라면 운동과 협박에 숙련 보너스를 받고 한 전투에서 다수의 적을 쓰러뜨렸을 때나 강력한 적을 한 방에 처치했을 때처럼 무력을 과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영감을 받는다.

 

2.1.4. 능력치

능력치는 캐릭터의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근력, 민첩, 건강, 지능, 지혜, 매력으로 나뉜다.

 

  • 근력(STR): 캐릭터의 운동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 근력이 높으면 운동에 유리하며 무거운 물건을 더 많이 들 수 있고 더 먼 곳까지 도약할 수 있다. 또 근력은 근접 무기 전반을 다루는 데 영향을 주는 능력치이기 때문에 근력이 낮으면 근접 무기의 명중률이 떨어진다. 넘어뜨리거나 밀치는 공격 및 주문 내성에 관여한다.
  • 민첩(DEX): 캐릭터의 방어 능력, 선제권을 나타내는 지표. 민첩이 높으면 곡예, 손재주, 은신에 유리하다. 원거리 무기, 기교형 근접 무기[각주:8] 전반을 다루는 데 영향을 주며 화염구, 얼음 폭풍 같은 범위 공격형 주문 내성에 관여한다.
  • 건강(CON): 캐릭터의 최대 체력을 결정하는 지표. 독 등 신체를 훼손하는 공격, 질병, 체질을 통해 버티는 주문의 내성과 집중 주문 유지 성공률에 관여한다.
  • 지능(INT): 위저드의 주문 시전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 비전, 역사, 조사, 자연, 종교 등 학술적이고 논리적인 능력과 연관이 있다. 환영력 같은 정신을 헤집는 공격의 내성에 관여한다.
  • 지혜(WIS): 클레릭, 드루이드, 레인저의 주문 시전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 동물 조련, 통찰, 의학, 생존, 포착 등 악조건 속에서도 살아남는 능력과 연관이 있다. 대부분의 환혹 학파 주문의 내성에 관여한다.
  • 매력(CHA): 바드, 팔라딘, 소서러, 워락의 주문 시전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 NPC를 기만, 설득, 위협하는 데 보너스를 주며 상인의 구입가, 판매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억압, 추방 내성에 관여한다.

 

아울러 능력치는 기술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기술이란 앞서 서술한 은신, 통찰, 생존, 기만, 공연, 설득같이 보통 비전투 상황에서 발생하는 일에 대처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NPC 설득 난이도가 10인 경우 기본적으로 ① 1d20과 ② 매력 능력 수정치의 합계가 10 이상이면 성공, 10 미만이라면 실패가 된다.
한편 기술은 종족, 배경, 클래스 선택 여부에 따라 숙련 및 통달할 수 있다. 만약 바드 클래스로 설득을 숙련했다면 ①, ②에 ③ 설득 숙련 보너스가 추가되는 식.

 

2.2. 퀘스트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메인 퀘스트, 동료 캐릭터에 관한 퀘스트, 기타 등장인물로부터 수주하는 서브 퀘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총평에서 상술한 것처럼 같은 퀘스트라도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완료 가능하다. 퀘스트 완료 시에는 물론, 퀘스트를 진행하며 새로운 지역을 발견하거나 적을 무찌르면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획득한 경험치가 일정량에 도달하면 레벨이 상승한다.

 

2.3. 레벨 업

레벨이 상승하면 기존 클래스 레벨을 높이거나, 새로운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다.

 

2.4. 아이템 파밍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소매치기, 상대 처치, 퀘스트 완료, 상인과의 거래, 숨겨진 장소 발견 등을 통해 여러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발더스 게이트 3>의 묘미는 레벨링이 이루어지는 동안 나와 동료의 클래스, 스킬, 주문, 아이템의 조화 즉 탄탄한 빌드를 구축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소서러이고 팔라딘과 동행하고 있다면 ① 장검 '팔라 알루베'를 획득하고[각주:9] ② 팔라딘에게 착용시킨 뒤 ③ 팔라 알루베의 전용 행동 '비명'을 사용하게 하면 ④ 검이 비명을 지르며 6m 내의 모든 적이 지능, 지혜, 매력 굴림에 페널티를 받고 추가로 1~2의 천둥 피해를 받는다. ⑤ 이때, 소서러로 마력탄을 발사해 피해량을 극대화하는 식이다.

 

3. 시스템

 

3.1. 주사위 굴림

주사위 굴림은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3.1.1. 난이도 (DC, Diffyculty Class)

2.1.4 능력치에서 살짝 언급했던 것처럼 여러 상황에서 기회를 잡거나 위기를 모면할 때 1d20[각주:10] 성공, 실패 여부를 판가름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아스타리온이 완독 시 특별한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서적 '테이의 강령술'을 탐독하는 장면이다. 화면과 같이 1d20이 20 이상이어야 책장을 넘길 수 있고 20 미만이라면 저주를 받게 된다.

 

널 못 믿는 건 아니지만 세이브해놨어.

 

주사위 하단에는 추가 페널티, 보너스 요소가 기재되어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아스타리온의 지혜 능력 수정치를 반영한 지혜 +1, 이전에 '테이의 강령술' 일부를 읽어 생긴 금단의 지식 +1, 파티 내 클레릭 캐릭터의 축복 스킬로 인한 +1d4[각주:11], 파티 내 클레릭 캐릭터의 저항 스킬로 인한 +1d4, 아이템 영웅심의 영약 효과 +1d4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모든 1d4가 최솟값일 시 보너스는 5, 최댓값일 시 보너스는 14가 된다. 즉 운이 좋다면 주사위를 굴린 결과가 6이라도 성공할 수 있고 나쁘다면 주사위를 굴린 결과가 14라도 실패하니 무작위가 주는 즐거움, 빌드를 짜는 즐거움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셈이다.

 

3.1.2. 방어도 (AC, Armour Class)

전투 상황에 관한 예시도 살펴보자.
공격을 당하느냐, 당하지 않느냐부터 주사위 굴림으로 정해진다. <발더스 게이트 3>의 공격은 공격자의 명중 굴림 결과가 방어자의 AC 수치 이상이어야 명중한다. 피해를 받지 않으려면 방어구 및 방패 착용, 각종 주문을 통해 AC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아울러 평갑, 경갑, 의복을 입었을 때 AC에 민첩 수정 수치가 더해지기도 한다. 단, 평갑을 입었을 때 증가하는 민첩 수정치는 +2까지로 제한된다.
한편 공격자의 명중 굴림 결과가 20으로 대성공할 경우 치명타로 판정된다. 치명타는 무조건 명중하며 피해 굴림 주사위 개수가 두배로 증가한다. 예를 들면 1d4 주사위가 2d4로 늘어나는 식이다. 반대로 공격자의 명중 굴림 결과가 1로 대실패 할 경우 치명적 실수로 판정되어 무조건 빗나간다.


3.1.3. 피해 굴림
명중 굴림을 통과하면 피해 굴림을 실시해 피해량을 결정한다. 피해 굴림에 사용되는 주사위 및 계산식은 공격, 주문, 무기, 버프 등에 따라 상이하다.

일례로 대부분의 피해가 무기 기본 피해량, 무기 고유 피해량, 캐릭터의 능력 수정치를 기본으로 결정되는데 이 중 무기 기본 피해량, 무기 고유 피해량은 주사위 굴림으로 정해진다. 쓸만한 양손 무기 중 하나인 영혼 파괴자 대검의 툴팁을 살펴보자.

 

 

이 중 ① 무기의 기본 피해량은 26d [각주:12] 이면서 참격 속성을 지니고 있고 ② 착용한 캐릭터의 근력에 영향을 받아 +5 되며 ③ 영혼 파괴자 대검만의 특전으로 광휘 피해가 +2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무기를 착용 중인 캐릭터의 종족이 기스양키이기 때문에 1d4만큼의 정신 피해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최소 피해량은 10, 최대 피해량은 23이다.

 

룰이 복잡하다 보니 이런 귀여운 해프닝도 🤣

 

3.1.4. 내성 굴림

내성 굴림은 해로운 효과를 방어하기 위해 실시한다. 만약 공격자의 공격이나 주문이 상태 이상을 유발하거나 군중제어기에 해당하는 경우, 공격자의 내성 굴림 난이도(DC)와 방어자의 내성 굴림을 비교하여 적용 여부가 판가름 난다. 내성 굴림 종류는 2.1.4. 능력치에서 살펴본 것처럼 근력, 민첩, 건강, 지능, 지혜, 매력 총 6종이다.

 

3.1.5. 유리/불리 보정
유리/불리 보정은 주사위를 굴려야 하는 쪽에서 유리 보정이나 불리 보정을 획득했을 때, 주사위를 총 두 번 굴려 유리 보정일 경우 둘 중 높은 값을, 불리 보정일 경우 둘 중 낮은 값을 최종 수치로 결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투명 주문을 이용할 시, 대상에 대한 공격이 불리 보정을 받고 대상의 공격은 유리 보정을 받는다.

 

3.2. 턴 기반 전투

전투는 턴제로 진행된다. 턴 순서(라운드)는 캐릭터의 선제권 굴림에 좌우되며 각 캐릭터는 자신의  턴이 돌아올 때마다 다양한 행동을 취할 수 있다. 이때, 각 행동에는 그에 걸맞은 자원이 필요하다.

만약 내가 주 무기 공격을 한다면 '행동' 슬롯이 1개 차감되며 행동 슬롯은 턴마다 회복된다. 보조 무기 공격을 한다면 '보조 행동' 슬롯이 1개 차감되며 턴마다 회복된다. 1레벨 주문을 건다면 '1레벨 주문' 슬롯이 1개 차감되며 긴 휴식을 취해 회복할 수 있다. 그 밖에도 클레릭 전용 '신성한 권능' 슬롯, 위저드 전용 '비전 슬롯 회복' 슬롯, 소서러 전용 '소서리 포인트' 슬롯, 파이터 전용 '우월성 주사위' 슬롯 등 다양한 자원이 존재해 전략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민첩이 뛰어난 데다 선제권 굴림에 보너스를 주는 아이템까지 착용한 아스타리온이 첫 번째 턴을 잡은 모습. 행동 슬롯 1개, 보조 행동 슬롯 0개, 1레벨 주문 슬롯 4개, 2레벨 전용 슬롯 2개가 남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3. 상호작용

턴제 RPG를 선호하지 않는 플레이어에게 그 까닭을 물으면 "턴 기반 전투는 실시간 전투를 구현하지 못해 만든 임시방편일 뿐이다.", "턴마다 할 수 있는 일이 뻔한데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싫다."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그도 그럴 것이 대다수의 턴제 RPG에서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이동, 공격, 특수 공격, 방어, 회복약 사용 등으로 한정되어 있는 게 사실인 데다 들고 있는 패가 많지 않은 만큼 저울질에 필요한 시간보다 대기해야 하는 시간이 길 가능성이 높다.

 

위 같은 면에서 <발더스 게이트 3>는 혁신적인 게임이다. 단순히 무기로 상대를 가격하는 공격부터 상대를 험지로 밀어버리는 공격, 상대의 무기를 떨어뜨리는 공격, 상대가 멀리 도망치게 하는 공격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낙사 피해로 적을 처치하라는 업적, 하나의 적을 다른 적에게 즉석 무기로 사용하라는 업적이 있을 정도.
이미 존재하는 적이나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점도 흥미진진하다. 예컨대 거대한 거미를 상대할 때 횃불이나 화염 마법을 통해 거미줄을 태워 퇴로를 막는다거나, 화약 가루와 기름병으로 가득 채운 가방을 적진 가운데 투척해 주변을 통째로 날려버린다거나, 상대를 물 주변으로 유인한 다음 번개 마법으로 두 배의 피해를 입힌다거나…….

이런 창의적 발상은 비전투 상황에도 적용 가능하다. 나는 내가 게임을 제법 재치 있게 플레이했다고 생각했다. 상자를 쌓고 기어오르는 식으로 사다리를 대체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렇게 한참을 우쭐해하고 있었는데 최근 상상도 못 한 방식으로 퀘스트를 풀어나간 사례를 접했다. 고블린 부락의 술통에 몰래 독을 푼 뒤, 건배를 외치며 다수의 적을 암살한 것. 술통이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
또 나는 소매치기 현행범으로 투옥됐을 때 정면돌파하는 대신 변장술을 활용하여 탈옥한 게 꽤나 뿌듯했는데 절도 직후 고양이로 변신하면 경비병과 대화가 가능하지 않아 연행 이벤트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일명 '판사님 고양이가 훔쳤습니다' 영상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마치며


굳이 흠을 잡자면 빌드 완성 이후의 볼륨이 적다는 정도일까. 볼륨 자체는 훌륭하지만, 게임이 워낙 흥미로운 탓에 여운을 달랠 수 있는 수준엔 미치지 않는다는 표현이 보다 정확할 것 같다.
그러나 라리안 스튜디오는 DLC, 후속작 개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던전 앤 드래곤> IP에서 벗어나 거대한 무언가를 만들 거라나. 이루 말할 수 없이 아쉬우면서도 보장된 성공을 등지고 낭만과 모험의 길을 걷는 모습이 빛나보였다.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람ㅋㅋㅋㅋ 🤪

 

뻑 예스~!

 

참고 자료


 

Baldur’s Gate 3 Has Sold “Way Over” 10 Million Copies

Larian Studios' acclaimed role-playing game achieved this in a

gamingbolt.com

 

Microsoft cautions developers to avoid curvy female characters

Microsoft urges developers not to create female characters with "exaggerated body proportions" on their official site to support game devs. The site, titled "Product Inclusion Action: Help Customers…

nichegamer.com

 

발더스 게이트 3, 사실적인 장면 위해 248명 모션 캡처 했다

발더스 게이트 3의 몰입감을 더욱 살렸던 캐릭터들의 현실적인 움직임을 만든 방법이 밝혀졌다. 발더스 게이트 3 퍼포먼스 디렉터 알리오나 바라노바는 26일, 자신의 X(트위터)를 통해 발더스 게

www.gamemeca.com

 

  1. https://gamingbolt.com/baldurs-gate-3-has-sold-over-10-million-copies [본문으로]
  2.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에 나오는 종족 중 하나. 악마를 조상으로 둔 인간이다. 악마의 형질이 격세유전으로 발현한 탓에 뿔, 꼬리, 붉거나 푸른 피부색 등을 갖게 되었다. 악마 같은 외형 때문에 끝없는 차별, 멸시에 시달린다. [본문으로]
  3. 언더다크 [본문으로]
  4. 영계 [본문으로]
  5. 멀티 클래스 [본문으로]
  6. 게임의 주된 이야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있진 않지만, 여러 상황에 관한 이해를 돕고 세계관을 보다 다채롭게 해주는 잡학 지식. [본문으로]
  7. 이야기를 진행하는 도중 주사위 굴림 결과가 예상한 수준에 미치지 못할 때, 한 번 더 굴림할 수 있다. [본문으로]
  8. 단검, 레이피어 [본문으로]
  9. 언더다크의 셀루네 교단 전초 기지 인근 바위에 박혀있다. 종교 의식을 치르는 것이 정석이나, 근력으로 뽑아버려도 된다. [본문으로]
  10. 이십면체 주사위 1개를 굴린 결과 [본문으로]
  11. 사면체 주사위 1개를 굴린 결과 [본문으로]
  12. 육면체 주사위 2개를 굴린 결과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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